'물'에서 시작된 호남 반도체 공방…정치권 전면전으로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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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서 시작된 호남 반도체 공방…정치권 전면전으로 격화

경기일보 2026-06-27 19:34: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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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를 좌우할 '물'이 정치권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용수 부족론을 정면 반박하며 직접 SNS전에 나서자 야권도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27일 오후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조금 기다리시면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며 "너무 서두르지 마시라"고 밝혔다.

 

이는 유 전 의원이 정부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에 대해 "왜 호남인가"라며 입지 선정 근거 공개를 요구한 데 대한 답변으로 해석된다.

 

유 전 의원은 "전력과 인력, 부지, 소재·부품·장비는 언급하지 않고 왜 물만 이야기하느냐"며 "정부가 여러 후보지를 검토했다면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조선일보의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하루 100만t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하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수 대책 없이 투자 결정을 할 기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곧이어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며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타인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글도 연이어 게시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기업의 지방 투자와 관련한 억측과 허위 주장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댐 여유량과 농업용 저수시설, 하수 재이용수 등을 활용하면 하루 100만t 규모의 산업용수 확보가 가능하다"며 "문제는 물의 유무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수자원 관리"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앞두고 불거졌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전략산업의 지역별 투자 구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야권은 정부가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두고 민간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반도체라는 핵심 국책사업의 명운을 결정하는 일을 정치공학적 논리에 의존하면 또 다른 지역갈등만 야기할 뿐”이라며 “어떤 과정을 거쳐 광주·전남이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선택됐는지 정부가 투명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세계 1·2위를 다투는 기업들이 동시에 공장 증설을 검토해, 동시에 광주·전남이 최선의 부지라고 결정하고 발표하는 것이 정치적 외압 없이 가능하다고 믿을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도 "민간기업 자본을 특정 지역에 투자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고,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반도체 산업이 정치적 선전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만성적인 물 부족이 우려되는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야권의 주장을 허위사실 유포로 규정하며 안철수 의원에 대한 고발 방침을 밝히는 등 공세를 정면 반박했다.

 

이건태 의원(부천병)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첨단산업 투자와 기업과 정부의 협력을 박근혜 정부의 미르·K스포츠재단과 같은 것으로 몰아가는 발언은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특정 지역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가전략”이라며 “이런 것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 미래를 가로막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기업들이 정부 정책 기조에 호응해 투자 검토에 나선 것일 뿐 강압은 없었다"며 "국가 균형발전을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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