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사권 침해는 공감하지만, 인사는 옳았다?" … 스스로 무너뜨린 홍은아 부여 부군수의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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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사권 침해는 공감하지만, 인사는 옳았다?" … 스스로 무너뜨린 홍은아 부여 부군수의 논리

투어코리아 2026-06-27 16:53: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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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만 투어코리아뉴스 충남·대전·세종 취재본부장.
▲류석만 투어코리아뉴스 충남·대전·세종 취재본부장.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행정은 논리와 원칙으로 움직인다. 특히 인사는 더욱 그렇다. 명분과 절차가 흔들리면 행정에 대한 신뢰도 함께 흔들린다.

민선 9기 이용우 충남 부여군수 당선인의 취임을 불과 두 달 앞두고 단행된 국장급(4급) 승진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논란의 핵심은 승진 인사 자체보다, 이를 둘러싼 설명이 스스로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홍은아 부여군 부군수는 이번 인사에 대해 "여름철 풍수해와 폭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응을 위해 국장급 정책 결정 권한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재난 대응과 행정 공백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설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농림축산환경국장 승진은 재난 대응이라는 명분으로 설명했지만, 같은 날 함께 단행된 문화체육복지국장 승진에 대해서는 같은 논리를 적용하지 못했다.

문화체육복지국장이 왜 그 시점에 반드시 승진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재난 대응'이라는 명분은 두 명의 승진 가운데 한 명에게만 적용되는 선택적 논리가 되고 말았다.

시간적 흐름 역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홍 부군수는 "5월 10일 산불이 발생해 농림국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승진 인사는 산불보다 9일 앞선 5월 1일 이미 이뤄졌다.

미래에 발생할 재난을 이유로 이미 단행한 인사를 정당화하는 설명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두 국장의 명예퇴직 사실을 3월부터 알고 있었다면, 충분한 검토와 준비 기간이 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왜 직무대리 체제나 후임 군수의 인사권을 고려하는 방안 대신 퇴직 다음 날 곧바로 승진 인사를 단행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가장 결정적인 대목은 홍 부군수 자신의 발언이다.

그는 "민선 9기 군수님의 인사권이 제한된다는 부분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차기 군수의 인사권이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어 "그 판단은 옳았다고 본다"고 했다.

인사권 침해에는 공감하지만, 그 침해를 초래한 자신의 결정은 정당했다는 논리다.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자기모순이다.

인사권이 제한됐음을 인정한다면 왜 그 인사를 강행했는지 설명해야 하고, 정말 불가피했다면 차기 군수의 인사권 침해라는 평가에는 동의하기 어려워야 논리가 맞다. 두 입장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 명분을 허무는 결과를 낳는다.

이 때문에 이용우 군수직 인수위원회가 이번 인사를 "차기 군수 인사권을 침해한 월권성 인사"라고 규정하는 배경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권한대행 체제에서 어디까지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행정의 연속성과 새로 출범할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권 존중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다시 묻게 하는 사례가 된 것이다.

권한에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스스로 절제할 때 행정은 신뢰를 얻는다.

법적으로 가능했다고 해서 언제나 정치적·행정적으로도 적절한 것은 아니다. 특히 새로운 지방정부 출범을 불과 두 달 앞둔 시점이라면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승진 인사 한 건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누구를 승진시켰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그 시점이었는지, 왜 그렇게 서둘러야 했는지, 그리고 왜 그 설명이 계속 달라지는지다.

행정은 기억보다 기록으로 남고, 기록은 결국 책임으로 이어진다.

이번 인사가 남긴 가장 큰 숙제는 승진 자체가 아니라, 스스로 설득력을 잃어버린 해명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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