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과일 판매대에서 살구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수박과 참외가 여름 내내 자리를 지키는 동안, 살구는 여름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가 금세 사라진다. 노랗게 익은 작은 과일이라 가볍게 지나치기 쉽지만, 제때 맛보지 않으면 생과로 다시 만나기 어려운 한철 과일이다.
살구는 생김새 때문에 작은 복숭아처럼 여겨지지만, 해외 장수 마을의 식탁에 자주 오른 과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새콤달콤한 맛뿐 아니라 몸에 이로운 성분까지 품고 있어 초여름 과일 중에서도 챙겨볼 만하다. 아래는 제철을 맞은 살구의 효능과 안전하게 먹는 방법, 고르는 법까지 정리했다.
히말라야 설산 주민들의 호흡기를 지켜낸 장수 비결
살구는 세계 3대 장수마을로 손꼽히는 파키스탄 훈자 지역 주민들의 핵심 영양 공급원이다. 해발 2500미터가 넘는 히말라야 산맥의 춥고 건조한 기후 속에서도 백 세를 넘긴 고령층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매일 살구를 먹는 습관이 지목된다.
한의학적으로도 살구는 찬 공기에 취약한 목과 폐를 촉촉하게 적셔주고 기침을 가라앉히는 데 이로운 식품이다. 겉껍질에 가득한 비타민 C는 체내 면역 체계를 탄탄하게 다져주므로, 유독 호흡기가 약해 마른기침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 훌륭한 천연 처방이 된다.
암세포 증식을 막는 천연 항산화 물질과 혈관 관리
살구가 짙은 주황색을 띠는 이유는 항암 성분인 리코펜과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게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 물질들은 몸속 세포를 공격해 암을 유발하는 유해한 활성산소를 붙잡아 무력하게 만드는 방어벽 역할을 한다. 특히 대장이나 폐, 전립선 등의 세포 변형을 막아주어 암 예방과 재발 방지에 고루 도움을 준다.
이에 더해 다량 함유된 칼륨 성분은 몸속에 고여 있는 소금기를 밖으로 밀어내어 혈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해 준다. 얇은 과육 속에 가득한 수용성 식이섬유는 혈관 벽에 쌓이는 노폐물을 줄여 동맥경화 같은 심장 질환을 막는 데 기여한다.
좋은 영양소만 쏙 채우는 안전한 하루 섭취량 기준
이토록 몸에 이로운 장수 과일이라도 살구는 먹는 양의 기준을 지켰을 때 몸에 더 이롭게 스며든다. 과육 자체는 매끄럽고 부드러워 소화가 잘되지만, 씨앗 안쪽의 성분까지 한꺼번에 과도하게 많이 먹을 경우 일시적으로 속이 메스껍거나 어지러운 증세가 일어날 수 있어서다.
영양 성분을 몸속에 안전하게 흡수하기 위해서는 성인 기준 하루 2~3개 안팎으로 먹는 것이 가장 알맞다. 장이 다소 예민한 환자나 당뇨를 앓는 사람 역시 편안한 소화와 안정적인 혈당 유지를 위해 한꺼번에 과식하기보다 매일 정해진 양을 꾸준히 나누어 섭취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실패 없는 후숙 확인법과 오랫동안 맛보는 보관법
살구는 나무에서 수확한 이후에는 단맛이 더 이상 강해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살 때는 처음부터 푸른빛이 없고 전체적인 색이 균일하게 노란 주황빛을 띠는 완성된 개체를 골라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손끝으로 살짝 눌렀을 때 단단한 돌 같은 느낌 대신 부드러운 탄력이 전해지고 새콤달콤한 향이 진하게 풍기는 것이 좋은 상품이다. 상온에 오래 두면 연한 과육이 금방 무르므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되 3일 이내에 소비하는 편이 낫다.
양이 많아 오래 두고 먹으려면 반드시 단단한 씨를 먼저 파낸 뒤 과육만 얇게 썰어 냉동실에 얼려두어야 나중에 꺼내 먹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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