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20년 프로 생활을 마친 정훈(전 롯데 자이언츠).
1군 주전 커리어 시작을 함께한, 그리고 먼저 은퇴한 후배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었을까.
정훈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하며 프로의 문턱을 넘었지만, 1년 만에 방출되고 말았다. 이후 군 복무와 지도자 생활을 했던 그는 2009년 입단 테스트를 거쳐 롯데에 입단했다.
이듬해 1군 무대에 데뷔한 정훈은 2012년까지는 주로 내야 백업으로 뛰었다. 대타나 대주자 등으로 나서면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포함되는 등 조금씩 1군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갔다.
그러다 2013시즌 정훈은 기존 2루수 조성환의 부진 속에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그해 113경기에서 나온 그는 타율 0.258(341타수 88안타), 5홈런 37타점 50득점, 7도루, OPS 0.692를 기록했다. 398타석에 나서면서 생애 첫 규정타석(당시 397타석)을 채웠다.
그리고 당시 정훈과 키스톤 콤비를 이뤘던 유격수가 바로 신본기(현 부산MBC 해설위원)였다. 동아대 졸업 후 2012년 입단한 그는 2013시즌 사실상 주전으로 등극, 99게임에서 타율 0.229, 1홈런 25타점, 6도루의 성적을 올렸다. 덕분에 올스타에도 선발됐다.
두 선수가 주전으로 호흡을 맞춘 건 이 시즌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신본기가 2020시즌을 끝으로 롯데를 떠나기 전까지 이들은 함께 뛰면서 친분을 이어갔다.
정훈이 20년 프로 커리어를 마치고 지난 26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은퇴식을 치르는 날, 신본기 역시 부산MBC 라디오 중계를 위해 사직야구장을 찾았다.
은퇴식 전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신본기는 "오늘 비가 안 와서, 날이 밝아서 정말 다행"이라며 웃었다. 앞서 정훈은 4월 17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은퇴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비가 오면서 연기된 바 있다.
정훈과 추억을 떠올린 신본기는 "내가 처음 입단했을 때(2012년) 같이 백업으로 시작했다. 다음 해에 내가 유격수를 보고 훈이 형이 2루수로 뛰면서 키스톤으로 활약했다"고 말했다.
신본기는 정훈에 대해 "정말 의지가 되는 형이었다"며 "훈이 형 덕분에 프로 생활을 적응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진짜 고마운 형"이라고 감사를 표시했다.
이어 "훈이 형이 선수 생활을 하면서 백업이었다가 주전도 했고, 다시 백업을 하다가 주전으로도 많이 뛰었다"고 한 신본기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형이다. 옆에서 보면서 정말 대단한 형이라고 생각했고,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다"고 얘기했다.
정훈과의 추억을 언급해달라는 말에 신본기는 "즐거운 추억이 너무 많다. 처음 입단하고 좋은 말 많이 해줬던 것도 기억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피소드는 주로 '비방용'이 많다"며 웃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정훈의 존재감은 컸다. 신본기는 "(라커룸) 안에서는 분위기메이커를 자처했고, 경기에 나가서는 플레이가 절실하면서도 재밌었다"고 했다. 그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줘서 정말 존경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말도 이어갔다.
KT 위즈 이적 후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신본기는 지난해부터 마이크를 잡고 있다. 은퇴나 해설 모두 정훈보다 빨랐다. 하지만 그는 "내가 먼저 했지만, 훈이 형한테는 항상 배워야 하는 입장"이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정훈의 은퇴 소식에 신본기는 "개인적으로도 훈이 형과 함께한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해설위원이나 방송에서 많이 활약하는데, 제2의 인생도 잘 해낼 거라 생각한다. 앞날에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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