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추상미술의 거장이자 ‘산(山)의 화가’ 유영국. 경북 울진의 산과 바다를 보며 자란 그에게 ‘산’은 자신의 고향이자 존재 그 자체, 사유의 대상이었다. 머뭇거림 없이 힘차게 뻗은 선과 이 선이 이루는 삼각형 그리고 빨강과 파랑, 초록 등의 강렬한 원색 앞에서 군더더기 없는 자연의 본질을 목도하게 된다. 쿠오카의 ‘마운틴 위드인 엑스트레 드 퍼퓸’은 유영국이 캔버스 위에 쌓아올린 내면의 감각을 후각적으로 구현한 결과물이다.
마운틴 위드인 엑스트레 드 퍼퓸, 50ml 18만원, Kuoca.
1967년 대표작 ‘작품(Work)’에서 착안한 보랏빛과 붉은 빛깔은 쿠오카만의 시그너처 보틀을 하나의 오브제로 재탄생시켰고, 그 안에 담긴 향은 신비롭고 고요한 적보랏빛 산속 풍경을 펼쳐 보인다. 능선 사이를 비추는 빛처럼 투명하고 맑은 알데하이드를 바탕으로, 붉은 라즈베리와 스모키한 시더 우드, 흙을 머금은 오리스 향 등이 한 겹 한 겹 중첩된 것. 향을 맡는 순간 유영국이 살아생전 품었을 산에 대한 경외심이 우리 내면으로 전달된다. 마운틴 위드인(Mountain within),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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