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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동방신기로 데뷔 후, JYJ와 솔로 아티스트에 걸쳐 현재 소속사 인코드(iNKODE) 대표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 있던 김재중이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으로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얼굴을 꺼냈다.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일본 고베의 산속에 자리한 폐신사에서 대학생들이 실종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도움을 청하는 유미(공성하)의 연락을 받고 박수무당 명진(김재중)이 현장으로 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재중이 맡은 '명진'은 악귀의 정체를 파헤치는 박수무당이다. 김재중은 "오컬트라는 장르는 저의 호기심을 자극한 장르"라고 출연하게 된 이유를 새로운 도전과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이라고 꼽았다.
"처음 대본 속 명진은 지금과 완전히 다른 인물이었어요. 감정도 표현하고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말하는 평범한 청년이다. 그런데 수정을 거치면서 모든 감정을 눌러야 하는 캐릭터가 됐다. 극명하게 다크하고, 무언가 무거운 짐을 가진 친구였다. 감독님은 명진의 자세 하나로 영화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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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감춘 채 서사를 이끌어야 하는 인물. 배우에게는 오히려 더 어려운 과제였다. 하지만 오랜만에 서 있는 영화 현장은 그에게 즐거움이기도 했다.
"일단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 아닌가. 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작업 자체가 굉장히 부담스러운 작업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무언가에 집중하고 고민하는 그런 과정들 속에서 이만큼 나에게 쾌감을 줄 수 있는 작업이 있을까 싶었다."
이번 작품은 김재중에게 첫 샤머니즘 오컬트 장르이기도 했다. 다만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무당'과는 결이 달랐다.
"'파묘'처럼 고증을 철저히 한 작품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감독님은 '콘스탄틴' 같은 판타지 히어로에 가까운 무당을 원하셨던 것 같다. 방울도 십자가처럼 무기가 되는 이미지였다. 일본인으로 바라보는 '무당'은 완전히 다른 이미지 같았다. 그래서 기존 무당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는 게 가장 큰 숙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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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부분에서 김재중의 의견이 반영된 장면도 있다. "제가 '먹자'라고 읊조리는 대사를 한다. 숙주를 찾아다니는 악귀에 관한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 '먹자'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았다. 감독님께서 그 말의 의미를 물어보셔서 설명해 드렸더니 '너무 괜찮다'라고 하셔서 그 대사를 하게 됐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10년 만의 영화 복귀. 그럼에도 김재중은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새로운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연기는 정말 즐거운 작업이다. 하지만 영화는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 작업이기도 하다. '시간 남으니까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작품은 상황도 맞았고, 해보지 않았던 호러 장르라 호기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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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배우, 예능인, 제작자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를 넘나드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저는 하나에 안주하면 오히려 불안해지는 사람인 것 같다. 새로운 걸 안 하면 병이 날 것 같은 느낌이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안 하면 병에 걸리는 병이 있다. 너무 후회할 것 같다. 동시에 너무 잘 해내고 싶다. 저는 늘 '너 이렇게 안 살면 끝나', '잊힐 수도 있어'라는 생각을 하며 성장해 온 것 같다. 안주할 때 고통스럽다. 그래서 저를 망가뜨리려고 한다. 팬들에게도 말하는데 제가 저에게 벌을 준다. 많이 먹었다면, 운동으로 벌을 준다. '원래 잘했으니, 잘할 거잖아'라고 생각하는 순간, 제가 노력을 안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무서워진다."
데뷔 때부터 톱스타의 자리에 있던 그가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을지가 드러나는 말이었다. 그런데도, 성취감을 느끼는 분야가 있을까.
"예능을 하더라도 프로그램마다 연령대가 다르다. 예를 들어, '편스토랑'에서 오는 성취감은 '저를 잘 모르셨던 어르신들이 저를 알아봐 주고, 잘 보고 있어요'라고 말씀해 주시는 데에 있다. 그런 생각으로 찾아가며 도전해나가는 것 같다."
그 도전은 이번 영화에서도 이어졌다. 화려한 카리스마 대신 감정을 숨기고, 설명되지 않는 인물을 연기하는 선택이었다. 김재중은 "배우로서 또 다른 방법을 배운 작품이었다"라며 이번 스크린 복귀를 자신의 또다른 새로운 출발점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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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현 객원기자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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