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태훈 기자] 조세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에서 경질됐던 순간을 돌아봤다. 카라바오컵 결승전을 대비해 손흥민에게 휴식을 주려 했던 계획이 경질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26일(한국시간)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이 2021년 카라바오컵 결승전을 불과 6일 앞두고 자신을 경질한 것을 믿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웸블리에서 열릴 결승전에 대비해 손흥민에게 휴식을 주려 했던 계획이 경질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무리뉴 감독은 2019년 11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후임으로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첫 시즌인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PL) 6위를 기록했고, 2020-21시즌에는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결승전을 불과 6일 앞둔 2021년 4월 돌연 경질됐다. 이후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었고, 토트넘은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패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무리뉴 감독은 ‘비스트 모드 온’ 팟캐스트에 출연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기회를 눈앞에 두고도 결승전을 지휘하지 못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믿을 수 없었다. 결승전이 거의 텅 빈 웸블리에서 열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 팬과 토트넘 팬이 각각 수천 명 정도 들어왔기 때문에 웸블리 특유의 엄청난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결승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토트넘에는 트로피가 없었다. 지금은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했지만 그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해리 케인은 우승 경력이 없었고, 손흥민도 마찬가지였다. 위고 요리스 역시 토트넘에서 우승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무리뉴 감독의 시선은 온전히 결승전에 향해 있었다. 하지만 토트넘 구단 수뇌부는 다르게 생각했다. 당시 토트넘은 PL 7위에 머물렀고, 4위와의 격차는 승점 5점이었다. 구단은 우승컵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이 무리뉴 감독의 주장이다.
무리뉴 감독은 “나는 결승전에서 토트넘을 지휘할 준비가 돼 있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그 주에 사우샘프턴과 경기할 예정이었는데, 내 집중력은 완전히 결승전에 맞춰져 있었다. 그래서 경질은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경질된 이유 중 하나는 결승전에 집중하고 사우샘프턴전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아닌 구단주들에게는 재정적인 이유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사우샘프턴전이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결정적인 충돌 지점에는 손흥민의 출전 여부가 있었다. 당시 케인은 부상을 당해 결승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케인이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손흥민을 사우샘프턴전에서 아끼려 했다.
그는 “나에게 중요한 경기는 결승전이었다. 메달과 우승컵, 팬들의 기쁨이 걸린 경기였다. 그런데 케인이 부상을 당했고 결승전 출전 여부도 불확실했다. 만약 케인이 회복하지 못한다면 공격수는 손흥민이어야 했다. 손흥민과 케인이 모두 없는 결승전을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이어 “구단주가 ‘사우샘프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이기고 싶고, 이기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케인이 없다면 손흥민은 벤치에 둘 것’이라고 답했다. 그것이 일종의 충돌이었던 것 같다. 구단주들에게는 결승전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나와 선수들에게는 모든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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