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겉으로는 지역사회에서 신망이 두터운 ‘선행가’였다. 그러나 그 이미지는 한순간에 붕괴됐다. 수십억 원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60대 남성 이모 씨가 전처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되면서다.
27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두 개의 무덤 사이 - 서초 캐리어 살인 사건’을 통해 이 씨의 이중적인 삶과 사건 전후의 행적을 집중 조명한다.
이 씨는 평소 쌀, 연탄 등 생필품을 기부하고 지역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봉사왕’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주변의 평판은 대체로 호의적이었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자산가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난 3월 30일을 기점으로 그의 행방이 끊기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가족과 지인들의 실종 신고 이후 확인된 사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는 실종자가 아닌, 살인 및 시신 유기 혐의 피의자였다.
수사 결과 이 씨는 서울 서초구에서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대형 캐리어에 넣어 차량으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충북 음성의 야산 배수로 인근에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피해자는 다름 아닌 이 씨의 전처였다. 두 사람은 약 28년간 혼인 관계를 유지했으나 사건 발생 약 3개월 전 이혼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재산분할 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 말다툼이 격화됐고, 전처의 신체적 충돌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범행 직후 그는 시신을 차량에 실은 채 장거리를 이동했다. 강원 영월을 거쳐 충북 음성까지 약 243km를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족의 반응은 참담하다. 피해자의 아들은 “피해자는 어머니인데 가해자는 아버지였다”며 “인간으로 볼 수 없는 행동”이라고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사건은 또 다른 의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씨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산 규모는 100억 원대에 달하지만, 가족들은 구체적인 재산 내역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산이 철저히 분리된 채 관리돼 왔던 정황은 사건의 배경에 또 다른 긴장을 더한다. 외부에 알려진 이미지와 내부의 실상이 극명하게 갈렸다는 점에서다.
특히 아들이 기억하는 마지막 통화 내용은 또 다른 파장을 낳고 있다. 이 씨는 당시 “너희 할아버지때도 비슷한 의심을 받았지만 모두 넘어갔다”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내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과거 의문사’ 관련 언급 역시 수사와 방송을 통해 재조명될 전망이다. 해당 발언의 의미와 실제 사실관계는 여전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사회적 신뢰를 받아온 인물의 이면과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다각도로 추적할 예정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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