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민심의 경고를 당권투쟁 도구로... 김어준 '코어 이탈론'의 불순한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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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민심의 경고를 당권투쟁 도구로... 김어준 '코어 이탈론'의 불순한 정치학

폴리뉴스 2026-06-26 18:20:09 신고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6월 들어 눈에 띄게 하락하면서, 여권은 지지율 하락 원인을 놓고 시끄럽다. 논란의 중심에는 유튜버 김어준 씨가 25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던진 한마디가 있다. 그는 "지금 빠지는 것은 중도나 약 보수가 아니라 코어(핵심 지지층)가 이탈하는 것"이라며 40~50대 친노·친문 색채가 강한 전통 지지층의 이반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친명계에서는 "흔들리면 그게 어떻게 코어냐"라며 즉각 반발했다. 지지율 하락이라는 하나의 현상을 두고 당내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해석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형국이다. 과연 여론조사 데이터는 누구의 손을 들어주고 있을까.

[자료=한국갤럽]
[자료=한국갤럽]

李 대통령 지지율 하락... 중도는 지지 급락, 코어는 결집 약화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이번 지지율 하락은 어느 한쪽의 이탈로만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결과다.

한국갤럽이 23~25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6월 4주 차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6월 2주 차 조사 57%에서 51%로 6%포인트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도층에서 60%에서 51%로 무려 9%포인트 급락해 전체 낙폭을 주도했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층(92%→86%)과 진보층(86%→81%) 역시 5∼6%포인트 감소했다. 중도층 이탈이 가장 컸고 핵심 지지층 결속력도 약화했음이 드러났다.

정치 고관여층의 응답률이 높은 ARS 조사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2~23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7.7%로 2주 전에 이뤄진 직전 조사보다 2.7%포인트 하락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6월 2주 50.4%에서 6월 4주 47.7%로 2.7%포인트 소폭 하락하는 사이, 민주당 지지층은 7.1%포인트(96.2%→89.1%), 진보층은 5.6%포인트(86.9%→81.3%) 하락했다. 하지만 중도층은 1.3%포인트 감소에 그쳤다.

두 조사를 종합하면 "코어는 멀쩡하고 중도만 빠진다"거나 "중도는 그대로인데 코어만 나갔다"는 식의 이분법은 성립하지 않는다. 이번 지지율 하락은 중도층이 이탈하고, 코어층은 일부 결집이 약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방송인 김어준 [사진=연합뉴스]
방송인 김어준 [사진=연합뉴스]

중도 이탈이 만든 지지율 하락... 김어준은 왜 '코어 이탈'로만 몰아가나

유권자들이 지지를 거둔 이유는 한국갤럽 6월 4주 조사에 나타난 부정평가 항목에 잘 드러나 있다. 이재명 대통령 부정평가 요인은 경제·민생·고환율·부동산 등 민생경제(25%), 본인 재판 회피·공소취소 특검(16%), 부실·부정선거·선관위 문제(10%) 순이다.

1위를 차지한 민생경제(25%)는 이념과 성향을 가리지 않고 모든 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다. 환율과 증시가 흔들리고 집값과 전월세가 치솟으면서, 중도층 사이에서 정부의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의문이 확산했다.

2위인 공소취소 특검(16%)은 중도층 이탈의 직접적인 원인을 보여 준다. 민주당이 추진한,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에 공소 취소권까지 부여하는 안은 중도층과 야당(보수) 지지층에서 "사법 체계를 흔드는 위헌적 입법"이라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3위인 선관위 문제(10%) 역시 투표지 부족 사태 등과 맞물려, 중도층 사이에 "기본적인 선거 관리도 제대로 못 한다"는 불신을 키웠다.

이러한 부정평가 항목은 김어준 씨의 주장과는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이번 지지율 하락은 김어준 씨가 말하듯 강경 개혁 부진에 실망한 코어가 아니라, 민주당의 독주에 거부감을 느끼고 돌아선 중도층이 주된 원인임을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김민석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김민석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민심의 경고를 당권 투쟁의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아야

이번 지지율 하락은 중도층에서 크게 떨어지고, 코어층의 결속이 다소 약해진 결과다. 그럼에도 김어준 씨가 "중도가 아니라 코어가 떠났다"고 몰아붙이는 배경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그는 코어의 범위를 40∼50대 전통 지지층으로 좁게 정의한다. 강성 지지층의 서운함을 자극하고, 보완수사권 부분적 존치와 검찰 출신 인사 기용을 한데 묶어 "이재명 정부가 정체성을 잃어 코어가 실망했다"는 구도를 쌓아 올린다. 과거 이낙연 전 대표가 사면 발언으로 핵심 지지층을 잃었던 선례를 끌어와, 이 대통령의 중도 확장 노력을 정체성 부정으로 규정하며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이 프레임이 겨냥하는 곳은 코앞으로 다가온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다. "개혁하고 또 개혁해야 한다"고 외치며 당권 도전을 준비 중인 정청래 전 대표에게, 김어준의 '코어 이탈론'은 든든한 명분이 된다. "지지율을 회복하려면 중도 확장·실용 노선이 아니라, 코어가 원하는 강한 개혁으로 가야 한다"는 논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친명계가 국정 안정을 위해 '민생과 중도 확장'을 내세우려 할 때마다, "코어를 버리는 배신"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효과를 낳는다.

여권 안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과 청년 고용 등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이 또다시 선명성 개혁만 외치면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준비하는 통합 행보도, 전당대회 전 계파 갈등을 관리하고 전통 지지층과의 틈을 미리 봉합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김어준의 '코어 이탈론'에는 정청래 전 대표의 연임을 뒷받침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짙게 배어 있다. 지지율 하락은 민심이 보내는 엄중한 경고등이다. 이 경고를 민생 불안과 중도층의 이탈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특정 계파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당권 투쟁용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면접(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0.5%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였다. KSOI 조사는 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응답률은 5.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폴리뉴스 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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