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무임승차·기초연금 개편 논의…‘고령화 부담’ 근본적 해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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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무임승차·기초연금 개편 논의…‘고령화 부담’ 근본적 해결될까

투데이신문 2026-06-26 16:55: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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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인근 한 버스정류장에서 한 어르신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인근 한 버스정류장에서 한 어르신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서울시의 버스 무임승차 지원 확대와 정부의 기초연금 개편 추진 등 노인복지 제도 개편이 잇따르고 있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노인 빈곤 완화와 이동권 보장이라는 복지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을지가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정부, 서울특별시의회 발표를 종합하면 서울시의회는 지난 24일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가결했다.

해당 조례안은 서울시에 주민등록을 둔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시내·마을버스 요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하고 시장의 지원계획 수립과 시행 책무 등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노인복지법’ 등에 따라 65세 이상 어르신은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받고 있지만 시내·마을버스는 관련 법적 근거와 지원 제도가 없어 교통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이번 조례안은 이 같은 제도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조례안은 도시철도(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조정하는 방안과 함께 추진되는 정책이다. 서울시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제도 개편 시기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노인 대중교통 무임승차 제도는 연령 기준과 운영 방식 등을 둘러싸고 꾸준히 개편 논의가 이어져 왔다. 대구시는 홍준표 시장 재임 당시 무임승차 연령을 70세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정책을 도입해 2023년부터 매년 기준 연령을 1세씩 높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대중교통 이용이 증가하자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노인의 해당 시간대 무임승차 제한이 검토되기도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노인 무임승차 제도는 단순한 교통 지원이 아닌 고령층의 이동권과 사회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복지정책이라는 점에서 에너지 절감이나 교통 혼잡 완화를 이유로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현금성 복지인 기초연금도 최근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SNS를 통해 소득이 낮은 노인에게 더 많은 연금을 지급하는 ‘하후상박’ 방식의 개편 구상을 제안한 이후 보건복지부는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기초연금 개편 방향을 논의하는 전문가 포럼이 열렸으며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노인 지원 사업의 재정전망과 기초연금 시나리오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날에는 미래정책연구원 주최로 기초연금 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진행되는 등 정부와 국회, 학계를 중심으로 제도 개편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된 데에는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 복지 재정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현실이 영향을 미쳤다. 행정안전부의 ‘2025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약 108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1.2%에 달했다. 특히 고령사회(14% 이상)에서 초고령사회(20% 이상)로 진입하는 데 걸린 기간이 7년에 불과해 일본(11년)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1월 9일 서울 소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 모습 일부. [사진제공=뉴시스]
2024년 1월 9일 서울 소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 모습 일부. [사진제공=뉴시스]

노인 빈곤률도 높은 실정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5’를 보면 66세 이상 한국 노인의 소득 빈곤율은 3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4.8%)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이 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노인 연령 기준 상향과 복지 제도 대상 재조정 등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기초연금 역시 실제 금액과는 별개로 ‘부담을 덜어주는 소득원’이라는 의미를 지니는 만큼 제도의 효과와 체감 수준을 함께 반영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무임승차 손실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구 감소 국면에서 요금 면제 이용자만 꾸준히 늘어날 경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재정 및 운영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기초연금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할 경우 2070년 정부 재정 투입이 114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면서 제도 지속가능성 측면에서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재훈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의회의 버스 요금 지원 확대와 무임승차 연령 조정 논의는 고령화 현실을 반영한 적절한 정책 변화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대중교통은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이 하나의 생활권인 만큼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서울시가 경기도·인천 등과 협력해 공통 기준을 마련하는 등 광역 차원의 대응을 주도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무임승차나 노인복지는 단순한 경로우대 차원의 정책으로 접근하기보다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세대 간 부담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라는 큰 틀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특히 노인을 하나의 동일한 집단으로 보기보다 소득과 자산, 건강 수준 등을 고려한 맞춤형 복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초연금 역시 세금으로 운영되는 제도인 만큼 복지의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을 함께 고려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 교수는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수급자가 적을 당시 도입됐던 제도지만 현재는 연금 수급자가 증가하는 등 정책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며 “하후상박 방식의 개편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볼 수 있지만 단순히 지급 방식을 바꾸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노동 능력이 있는 노인은 창업·근로·사회참여를 통해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초연금은 노동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보다 집중하는 등의 구조개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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