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50원선을 위협하면서 고환율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 유지 전망에 힘이 실리며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까지 겹치며 원화 약세 압력도 커지고 있다. 미국 물가 상승이 둔화화고, 연준의 완화 신호까지 고환율은 지속될 전망이다.
◇물가·유가가 키운 강달러…환율 상승 압력 확대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9분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6.4원 오른 1549.1원에 거래됐다. 환율은 1547.3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우며 장중 1550원선에 근접했다. 전날 환율은 주간거래를 1542.7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9일 이후 가장 높은 종가다.
환율 상승의 1차적 원인은 미국 물가다.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하며 지난 2023년 4월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물가 둔화 속도가 기대에 못 미쳐 연준의 금리 동결 또는 인상 명분이다.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1선 중반에서의 강세가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경상흑자인데도 원화 약세…외환시장 공식 붕괴
특히 이번 고환율 국면은 경상수지 흑자에도 원화 강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만 민간 해외투자 확대와 외국인 자금 유출이 맞물리면서 원화의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도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를 늘려 환율을 자극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 역시 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역대 최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금융계정을 통한 자본 유출이 더 크기 때문”이라며 “과거에는 경상수지 흑자의 상당 부분이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증가로 이어졌으나, 금융위기 이후부터는 직접투자, 포트폴리오 투자 등을 통해 민간의 해외자산 축적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고환율 언제 꺾이나…결국 연준이 변수
금융권은 단기간에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높으면 연준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거나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동결과 인상은 달러 강세의 동력이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초반대의 하방경직적 흐름이 예상된다”며 “대외 강달러 영향이 우세한 가운데 반도체 중심의 견조한 수출과 월말 수출업체 환전 압력은 단기적인 환율 상승 제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의 시선은 다음 달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향하고 있다.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 여부보다 연준의 금리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연준의 금리 동결 혹은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위원들의 매파적 스탠스와 미국 경제 호조가 당분간 미 달러 강세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연준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와 금리 인상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하반기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미 연준위원들의 매파적 스탠스와 미국 경제 호조가 당분간 미 달러 강세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연준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와 금리 인상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하반기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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