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속한다는 것'·'극장 사회'·'자연 본능'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 러브 머신 = 제임스 멀둔 지음. 송이루 옮김.
인공지능(AI)이 업무를 넘어 인간의 정서적 영역까지 파고들고 있다. AI로 외로움을 달래거나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챗봇과 대화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AI가 친구이자 연인, 상담가이자 동반자 역할까지 하는 시대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인간과 AI가 맺는 복잡미묘한 관계를 들여다본다. 방대한 인터뷰와 자료를 바탕으로 AI가 인간의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양상을 살펴본다.
저자는 AI 동반자와 챗봇의 등장이 현대사회의 공동체 해체와 인간관계 균열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또 AI가 인간에게 어느 정도 위안을 줄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는 현대인의 외로움을 거대 기술기업들이 이용한다고 지적한다. 관계형 AI 기업들이 인간의 정서적 취약점을 이용한 알고리즘으로 '상업적 중독'을 유도한다는 주장이다. 사람들이 AI를 다정한 친구처럼 느끼지만, 실제로는 알고리즘이 설계한 '정교한 아첨꾼'이라는 것이다.
책은 자본주의가 가장 사적인 감정까지 상품화하는 현실을 조명한다. 저자는 AI 동반자가 수익을 우선하는 기업이 만든 상품임을 잊지 말라며 현실 세계에 발을 단단히 디디라고 강조한다.
웅진지식하우스. 364쪽.
▲ 세계에 속한다는 것 = 조은주 지음.
사회학자인 저자가 한국 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는 입시 경쟁이 사실 특정 지역·집단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기본적인 학습과 돌봄이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아이들의 일상에 필요한 생존과 돌봄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소외된 평범한 아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그들의 진짜 고민을 전한다.
"아이를 깨워주기 어렵고 먹이기 어렵고 돌보기 어려운 가족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케어된 애들'을 전제하는 학교에서, '기본적인 케어'밖에 되지 않거나 '기본적인 케어'도 되지 않는 아이들이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지 교사들은 목격하고 있다."(139쪽)
생각의힘. 320쪽.
▲ 극장사회 = 정유선 외 4인 지음.
인문학, 문학, 역사학 등을 연구하는 저자 5인이 근대부터 현대까지 서울 곳곳의 극장 13곳에서 펼쳐진 예술과 시대상을 풀어낸 책이다.
원각사, 단성사, 우미관, 권상장, 동양극장, 명동예술극장, 국립극장, 종로3가와 충무로, 연우소극장, 난타극장, 서울돈화문국악당, 예술의전당의 서사를 되짚는다.
판소리, 국극, 연극,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예술 장르의 토양이 된 극장의 역할, 시대의 명암 속에서 벌어진 사건들, 예인들의 무대와 작품까지 극장을 둘러싼 다채로운 모습을 실제 일화와 문헌, 사진과 그림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소개한다.
안그라픽스. 328쪽.
▲ 자연 본능 = 트리스탄 굴리 지음. 김지원 옮김.
과거에는 인간이 나침반이나 지도 없이 먼 거리를 이동하고, 하늘과 바람만 보고 날씨를 예측했다. 동물의 움직임을 보고 위험을 감지했다.
오늘날에는 이런 능력을 특별한 재능이나 일부 원주민만의 생존 기술 정도로 여기지만, 저자는 이는 모든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던 감각인 '자연 본능'이라고 말한다.
탐험가인 저자는 수십년간 세계 곳곳에서 관찰한 경험과 최신 인지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자연 감각을 되살리는 방법을 보여준다.
그는 "야외의 모든 것은 신호"라며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라고 말한다. 자연의 모든 단서는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이다.
바다출판사. 4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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