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상담소협의회 “검찰개혁, 피해자에게 ‘개악’ 돼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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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상담소협의회 “검찰개혁, 피해자에게 ‘개악’ 돼선 안 돼”

이데일리 2026-06-26 12:58: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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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정부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공식화한 가운데 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들은 “‘검찰개혁’이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개악’이 돼서는 안 된다”며 피해자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다.

(사진=방인권 기자)
(사진=방인권 기자)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26일 이 같은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소위 ‘검찰개혁’ 이후 경찰이 종결한 수사에 대한 검토 및 보완의 기회가 축소 또는 상실될 우려가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특히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현장에서는 여전히 수사관의 성차별적 편견, 성폭력의 특성에 대한 몰이해, 피해자다움 통념의 영향으로 조사 과정에서 2차 가해가 행해지거나 사건이 불송치 처분되는 경우를 다수 접하고 있다”며 “부당한 결과에 최소한의 제동을 걸 수 있는 피해자의 이의제기 권리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보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현 개혁안에서와 같이 수사와 공소제기가 분리될 경우, 검사가 공판에 필요한 증거 보강수사를 진행하거나, 추가 범행을 인지하여 공소장을 변경하거나, 불송치되었던 여죄를 재검토하여 기소하는 등 기존 수사-공판의 연속선에서 드물게나마 작동했던 엄밀한 법 집행 체계가 무너질 수 있어 이를 보강할 실질적 대안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전 사회적 숙원과제였던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성폭력 범죄의 경우 검찰이 보완수사 또는 보완수사 요구 권한을 갖고 통합적이고 책임 있는 수사에 기초하여 기소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협의회는 사건 처리 지연 문제도 언급했다.

협의회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 처리 기간이 2.2배 증가하였다는 대검찰청 통계에서 보듯, 성폭력 피해자들은 이미 설명도 기약도 없이 기소와 판결까지 1~2년을 기다리며 고통과 불안 속에 일상 회복마저 지연당하고 있다”며 “경찰의 권한 및 인력에 대한 충분한 확충 없이 경찰에 완전한 수사종결권이 부여된다면 이는 심각한 수사 지연과 피해자의 고통 과중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절차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여전히 소외되어 있는 성폭력 피해자의 형사절차 접근권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수사 진행상황 및 증거 자료를 열람하고 의견을 개진할 피해자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며, 성폭력피해자 국선변호인 제도, 신뢰관계인 진술동석 제도 등 이미 절차상 보장된 피해자 권리에 대한 적극적이고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협의회는 성범죄 수사의 전문성 강화도 촉구했다.

협의회는 “매우 유사한 성폭력 사건들도 배정된 수사관의 성인지감수성 정도에 따라 조사 방식, 피해자 보호 조치, 사

건 판단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를 흔히 목격한다”며 “이러한 ‘복불복’ 판정에 피해자들의 불안과 법률비용이 높아지고 사회에 대한 신뢰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수사기관의 전반적 성인지감수성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로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교제폭력·스토킹, 디지털 성폭력, 약물 이용 성폭력, 아동·장애인·이주민 대상 성폭력 등 복합적이고 다변화된 성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전문 인력이 전국에 고르게 확충되어 피해자 보호 및 성범죄 예방에 더 큰 공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협의회는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의 상호 협력 및 견제 장치의 마련, 성폭력 수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피해자 권리를 다각도로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없다면,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이라는 말은 개악을 가리는 허울에 불과할 것”이라며 “사법 정의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도 평등하게 실현될 수 있도록, 현장의 절박한 요구를 반영한 실질적인 제도를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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