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뜻’ 기다리는 한국...홍명보 "선수 아닌 나를 탓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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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뜻’ 기다리는 한국...홍명보 "선수 아닌 나를 탓하라"

이데일리 2026-06-26 12:57: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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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레이(멕시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전 패배로 원치 않던 기다림에 들어간 홍명보호는 일단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다음 경기가 열릴 가능성에 대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6일(한국시간) 팀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돌아와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훈련을 했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6일(한국시간) 팀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돌아와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훈련을 했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대표팀은 전날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남아공에 0-1로 졌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기대 이하의 경기력 끝에 패하면서 A조 3위로 밀려났다.

이번 대회는 48개국이 참가해 1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 24개 팀이 32강에 직행하고, 조 3위 12개 팀 중 상위 8개 팀이 추가로 토너먼트에 합류한다. 한국은 1승 2패 승점 3으로 조별리그를 마쳤고, 이제 다른 조 3위 팀들의 성적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남아공전 패배의 후폭풍은 컸다. 한국은 체코와의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지만, 멕시코전 0-1 패배에 이어 남아공전에서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둔했고, 패스는 자주 끊겼다. 경기 흐름을 바꿀 만한 공격 장면도 많지 않았다. 조 2위를 눈앞에 두고 스스로 기회를 걷어찼다.

대표팀은 남아공전이 끝난 뒤 전세기로 베이스캠프가 있는 과달라하라로 이동했다. 숙소 도착 시간이 새벽 3시쯤이었던 만큼 별도 미팅 없이 휴식을 취한 뒤 이날 가벼운 회복 훈련에 나섰다.

훈련은 초반 30분가량만 취재진에 공개됐다. 남아공전에 선발로 나서거나 출전 시간이 길었던 선수들은 실내에서 사이클 등을 타며 회복에 집중했다. 출전 시간이 적었거나 경기에 나서지 않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볼 돌리기와 짧은 패스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은 훈련장에 들어설 때 대체로 굳은 표정이었다.

홍 감독은 훈련 전 취재진과 만나 “다음 경기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잘 준비하는 자세로 여기서 며칠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내일까지도 피곤할 것이다. 월드컵에서 한 경기를 치르는 것은 굉장한 에너지를 소비한다”며 “오늘과 내일은 선수들도 저도 회복하며 다음에 어떻게 할지 준비하겠다”고 했다.

팀 내부 불화설에는 선을 그었다. 홍 감독은 “멕시코전 때 분위기가 어수선한 부분은 있었지만, 선수단 안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안팎으로 이렇게 뒤숭숭하지 않은 대회는 처음인 것 같다”며 “2014년 브라질 대회 때는 이것의 50배 정도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남아공전 졸전에 대해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홍 감독은 “저희도 왜 이런지에 대해서는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선수들이 너무 잘하려고 했고, 이겨서 결정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 정신적·심리적인 부분에 더운 날씨까지 겹치면서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책임은 선수들에게 돌리지 않았다. 홍 감독은 “축구 선수뿐 아니라 누구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남 탓을 하게 된다”며 “선수들에게는 나를 탓하라고 했다. 김승규의 멕시코전 실수도 김승규를 탓하지 말고, 그런 상황을 준비시키지 않은 감독을 탓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조 3위 상위권에 들어 극적으로 32강에 오르면 미국 보스턴에서 E조 1위 독일을 만나거나, 미국 시애틀에서 G조 1위 팀과 맞붙는다. 아직 상대도, 경기장도 확정되지 않았다.

홍명보호는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회복과 재정비에 집중해야 한다. 스스로 문을 열지 못한 대표팀은 이제 남의 결과를 기다리며 마지막 기회가 오기를 바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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