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결론이 다음 달 나온다. 대법원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볼 수 없다며 사건을 돌려보낸 지 9개월 만이다.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을 열고 변론을 종결했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7월 24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이날 변론기일에는 출석 의무가 없었지만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법정에 나왔다. 재판은 약 50분간 진행됐다. 양측 대리인은 SK㈜ 주식의 분할 대상 여부와 재산분할 기준 시점, 최종 분할 규모 등을 두고 각자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과 노 관장도 직접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법정에 들어서며 'SK 주식을 공동재산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다투는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잘 마치고 오겠다"고만 답했다. 재판을 마친 뒤에도 '재산분할 시점이 논의됐는지', 'SK 주식이 분할 대상으로 인정됐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노 관장도 입·퇴정 과정에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파기환송심의 핵심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주식이 상속·증여로 형성된 특유재산이어서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반면 노 관장 측은 혼인 기간 가사와 양육을 맡고 경영 활동을 뒷받침한 만큼 주식을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산분할 기준 시점도 최종 분할액을 좌우할 변수다. 기준 시점을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볼지,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로 볼지에 따라 주식 가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소심 변론종결일 당시 SK㈜ 주가는 16만원대였지만 최근에는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5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출석한 가운데 2차 조정기일을 진행했지만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다. 양측이 SK㈜ 주식의 분할 대상 여부와 분할 규모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정식 변론 절차가 재개됐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며 이혼 의사를 밝혔고,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이 결렬되자 2018년 2월 정식 소송으로 이어졌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반소(맞소송)를 제기하며 위자료와 SK㈜ 주식 분할을 청구했다.
1심은 2022년 12월 SK㈜ 주식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판단을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SK그룹 성장에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고 보고 최 회장 보유 SK㈜ 주식도 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해 10월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노 전 대통령의 300억원 지원이 SK 측에 유입됐다고 하더라도 불법 자금인 만큼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는 취지다. 다만 위자료 20억원은 그대로 확정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단 취지에 따라 비자금 부분을 제외하고도 노 관장의 기여를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는지, SK㈜ 주식을 공동재산으로 볼 수 있는지, 재산평가 기준 시점을 언제로 정할지 등을 다시 판단하게 된다. 양측이 선고 결과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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