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정부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공식 입장으로 정리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입법은 국회 논의에 맡기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개혁이라는 큰 방향에는 여권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지만, 보완수사권을 어디까지 없앨 것인지를 두고는 당내와 정부 모두 적지 않은 고민이 엿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25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별도의 법안을 제출하기보다는 국회 논의를 통해 제도를 설계하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목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폐지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세부 설계를 국회에 맡긴 것은 여권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감안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 개혁 성향 의원들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일부라도 남을 경우 사실상 검찰 수사권이 우회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며 전면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검찰개혁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예외를 둘 수 없다는 논리다.
반면 당내에서는 현실론도 적지 않다. 경찰의 송치 사건에서 사실관계 확인이나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한 최소한의 보완수사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도 검찰개혁의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수사 공백이나 형사사법 시스템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현실적 우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부가 별도의 입법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제도 시행 과정에서 사건 처리 지연이나 수사 공백 논란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단독으로 책임을 떠안기보다 국회의 논의를 거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26일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나란히 발의하며 입법에 속도를 냈다. 민주당 서영교·김용민·김영호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가 수개월간의 숙의를 거쳐 마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다"며 검찰개혁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영교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단순히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검사 중심의 형사사법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과도한 반복 출석 요구 금지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도, 수사인권보호관 신설, 공소심의위원회 도입 등을 통해 피의자의 방어권과 인권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정치인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과도한 압수수색과 기소를 경험했다"며 "이번 개정안은 국민의 방어권을 강화하고 인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도 같은 날 검사의 수사권 규정을 삭제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사법경찰의 수사권 통제에 관한 법률안을 함께 제출했다. 혁신당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사건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보완수사 요구 절차와 책임추적 장치를 마련해 수사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현재 여권의 쟁점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폐지 이후 형사사법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맞춰지고 있다.
정부가 폐지 원칙을 공식화한 데 이어 여당과 범여권이 입법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법안 심사 과정에서는 수사 공백을 우려하는 현실론과 검찰 권한을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충돌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보완수사권 폐지의 방향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세부 제도 설계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논의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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