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경상북도 봉화는 약 800년 전인 13세기, 고려로 망명한 베트남 리(李) 왕조의 이용상 왕자가 정착한 역사적 인연을 품고 있다. 당시 정착한 인물의 발자취는 오랜 세월을 거쳐 오늘날까지 두 나라를 잇는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넘어 문화 교류와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26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 간의 정상 외교 성과를 실질적인 방한 관광객 유치로 연결하기 위해 경북 봉화와 안동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을 연계한 신규 관광상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지난 4월 열린 한-베 정상회담에서 베트남 측이 봉화의 베트남 마을을 양국 우호의 공간으로 언급하며 활발한 교류를 희망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지방 소도시로 유도하고, 방한 관광 수요를 다변화한다.
새롭게 발굴되는 관광상품의 중심 축인 봉화의 ‘케이-베트남 밸리’는 양국의 오랜 유대감을 시각화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 중인 공간이다. 문체부는 이 공간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영주 부석사, 안동 하회마을과 묶어 한국의 고유한 전통문화와 역사적 서사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형 콘텐츠로 구성할 방침이다. 특히 800년 전 이용상 왕자가 맺은 인연은 현재 그의 26대손인 이창근 베트남 관광대사의 활동으로 이어지면서 양국 교류의 상징성을 더하고 있다.
개발의 첫 단계로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경상북도, 봉화군과 협력해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하노이와 호찌민 등 베트남 현지의 주요 여행사, 베트남항공, 베트남 국영방송(VTV) 관계자들을 초청하는 사전답사 여행(팸투어)을 실시한다. 참가자들은 이틀간 봉화의 ‘케이-베트남 밸리’를 비롯해 분천역 산타마을, 영주 부석사, 안동 하회마을 등을 직접 답사하며 베트남 관광객들의 취향에 맞춘 상품화 가능성과 보완점을 현장에서 점검할 계획이다. 이창근 베트남 관광대사가 동행해 가문의 내력과 역사적 서사를 설명한다.
이러한 역사 기반의 소도시 관광 상품화는 대형 도시 위주로 편중돼 있던 관광 경로를 외곽 지역으로 확장해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이 공유하는 스토리를 결합함으로써 베트남 외래객들에게 정서적 몰입감을 선사하면서 기존 관광상품과 차별화된 매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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