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골프대회 공고는 몇 달 전부터 예고된 상태였다. 클럽마다 출전 선수들은 좀 더 정교하게 실력을 다듬고 있었다. 대회는 서현역에서 가까운 천변에 자리 잡은 B·C 골프장에서 열렸다. 나도 첫 대회 출전이니만큼 현장 적응이 필요하여 대회가 열리는 코스를 회원들과 몇 차례 다녀왔다.
성남시에서는 클럽마다 50~80명씩으로 구성된 14개 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이날은 성남시 전 클럽이 모여 개인전을 여는 날이다. 출전 선수가 362명이나 되고 운영진만 해도 수십명으로 400여명이 움직이는 큰 대회다.
그린이 평평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비탈지고 울퉁불퉁하여 공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까다로운 홀이 전반이다. 몇 번 현장을 찾아 연습하며 그린에 적응하려 노력했지만 번번이 몇 개의 장외 구역(OB)이 나는 바람에 기록을 내기 쉽지 않았다.
홀 근처에 경계선이 너무 가까이 있어 애써서 그린에 올린 공은 홀을 타고 흘러 밖으로 나가기 일쑤다. 3타 홀(PAR 3)에서 실수를 하면 기준 타수보다 두 배의 타수를 기록하기 쉬워 좀처럼 타수를 줄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시합에 임하며 다짐한 것 하나는 실수를 내지 않는 것이었다.
72명의 선수가 동시에 티업
오늘 대회는 아침 7시 30분부터 시작하여 오후 5시에 끝난다. 1부 선수들은 새벽부터 나와야 하고 이슬에 젖은 그린에도 적응해야 한다. 나는 2부로 오전 9시쯤 현장에 도착하니 이미 경기는 열기를 띠고 있었다.
B 코스와 C 코스 중간에 위치한 진행본부에는 여러 천막과 파라솔이 설치되었고 진행요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시원한 다리 밑에는 클럽별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회원들이 가져온 떡·음료수·수박 등을 나눠 먹고 있었다.
잠시 후 2부 선수들이 출전을 위해 모이고 운영진의 대회 요강과 운영 지침 설명이 있었다. 조심해야 할 것은 여러 가지 규정 위반의 벌타다. 심판이 지시하고 판정할 때까지 마음대로 공을 움직이면 안 된다. 주의 사항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한 홀에 4명씩 18개 홀에 18조의 선수들이 동시에 출발하게 되었다. 72명의 선수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다.
파크골프의 비결은 OB를 내지 않는 것
나는 B 코스 5번 홀부터 첫 티업을 하게 되었다. 몇 번 연습하러 와 본 홀로 조금은 긴장도 되지만 마음을 편하게 하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오늘의 최대 목표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다”는 다짐을 되새겼다.
드디어 첫 샷을 날렸고 공은 적당한 위치에 떨어져 규정 타수인 파(PAR)로 홀을 마쳤다. 동반 라운딩하는 선수들도 언덕과 비탈을 피하여 공을 보내는 것을 보니 상당한 수준의 사람들이었다.
오늘 경기는 개인전으로 남녀 구분하여 최저 타수를 친 순서로 등위를 정하고 시상한다. 시상금은 1등 30만원, 2등 20만원, 3등 10만원, 4~5등 5만원 그리고 장려상으로 6~10등에겐 파크골프 공 1개씩이 상으로 주어진다. 또한 추첨으로 여러 가지 상품도 준비되어 있다. 다른 사람 신경 쓸 것 없이 내 타수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욕심 버리고 기록한 64타
평소 긴 홀에서는 멀리 치고 싶은 욕심이 있다. 5타 홀(PAR 5)에서는 최대한 멀리 보내어 알바트로스나 이글을 잡아야 승산이 있다. 그런데 133m 6번 홀에서 너무 욕심을 내었나 보다. 잔뜩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공은 휘어져 날아가며 멀지 않은 곳에서 벽을 맞고 튕겨 나왔다. 겨우 70m도 못 가고 멈추고 말았다.
연습 때는 홀 가까이 붙여 2타 만에 넣는 알바트로스를 했는데 낭패였다. 결국 몇 번을 더 친 끝에 규정 타수인 파로 마무리 지었다. 아쉬운 것은 잊어버리고 다시 집중하여 작은 홀에서 실수를 내지 말아야 했다. 한 홀에서 거리를 20m씩 줄이면서 안정되게 샷을 했다. 언덕과 비탈에서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처음 다짐했던 실수를 내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규정 타수 66타보다 적은 64타를 기록했다. 긴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꽤 괜찮은 타수에 만족해야만 했다. 끝나고 확인해 보니 나보다 적은 타수를 기록한 선수들도 그렇게 많지 않은 점수였다. 처음 출전해서 그 정도면 잘 친 것이라는 동료들의 칭찬이 위로된다.
소통과 건강 챙기는 축제의 장
점심은 뷔페 음식으로 줄을 서야 했다. 경기하는 사람들은 경기가 끝나면 식사한다. 또한 점심시간 이후 조는 미리 먹고 출전하는 구조다. 1만5000원 참가비로 푸짐한 점심 뷔페가 제공되었다. 운동한 끝이라 그런지 밥도 맛있고 반찬도 여러 종류로 맛이 좋았다. 클럽별로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한 잔하며 쉬는 시간을 가졌다.
계속해서 경기를 마친 선수가 들어오면 몇 타를 쳤는지 궁금하여 서로 물어보곤 한다. 잘 친 사람은 우리 클럽에서 상이라도 탈까 기대하며 환호하기도 한다. 우리 클럽에서 상을 탄 사람은 없었다. 아쉬웠지만 상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렇게 파크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즐기며 보내니 마치 축제의 장처럼 느껴졌다.
전문가가 진단하는 파크골프의 효과
오늘 대회에 출전 선수가 362명이고 진행요원들까지 합치면 400명이 넘는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에 참가는 하지 않았지만 성남시에서 클럽 활동을 하는 회원들은 1000명 가까이 될 듯하다. 회원 구조는 남자보다 여자 회원이 더 많다. 옛날 같으면 가정에 머물며 기껏해야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내던 가정주부들이 파크골프가 보급되면서 쏟아져 나왔다. 파크골프는 걷고 운동하면서 시간도 즐기고 회원들과 어울리며 소통하는 최고의 스포츠로 부상한 것이다.
전문가는 파크골프의 효과를 몇 가지로 나눈다. 첫째 신체적 효과로 심혈관 개선·관절 및 근력 유지·체중 관리 및 비만과 당뇨 예방이다. 둘째 정신 건강 효과로 치매 예방 및 두뇌 활성화·스트레스 해소와 삶의 활력이다. 셋째 사회적 효과로 함께 운동하며 고립감 해소·여가 활동으로 노년의 삶의 질 향상이다.
오늘 대회를 보면서 파크골프가 노후 활동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파크골프의 큰 장점은 지자체에서 시설을 제공하고 있어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데 있다. 누구든 부담 없이 나와서 즐기면 된다. 걷고 운동하며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어울리면 된다.
건강한 노후 활동에 가장 적합한 운동으로 적극 추천할 만하다. 이번 대회는 첫 출전이라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좀 더 노력하여 홀인원도 하고 수상할 꿈도 그려본다.
여성경제신문 박종섭 은퇴생활 칼럼니스트
jsp1070@hanmail.net
박종섭 작가
금융권 실무와 대학 사회복지 강의를 거쳐 정년퇴직 후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 민간전문강사로 활동했다. 교육 현장과 군부대, 기업 등에서 인성교육에 힘써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학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슬기로운 은퇴설계 지혜로운 재무설계> , <가슴 떨릴 때 go! 제주 한 달 살기> , <행복노트> 등이 있으며, 현재 은퇴설계 전문강사이자 칼럼니스트로서 후회 없는 제2의 인생을 제안하고 있다. 행복노트> 가슴> 슬기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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