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나 시골 담장 너머에서 흔히 보던 보랏빛 열매가 있다. 손끝에 물이 들까 봐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초여름 짧은 기간에만 생과로 맛볼 수 있는 오디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5월 말부터 7월 초중순 사이에 나오며, 쉽게 무르는 탓에 제철이 아니면 신선한 열매로 만나기 어렵다.
과거에는 간식이 부족하던 시절 아이들이 따 먹던 주전부리였지만, 사실 이 보랏빛 열매 속에는 눈과 혈관, 장을 챙길 성분이 알차게 들어 있다.
스마트폰에 지친 현대인 눈 맑게 하고 빈혈 막아줘
오디의 붉은빛을 내는 색소 성분은 시력을 지키는 데 좋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바라보며 빛을 받아들이는 눈 속 망막 세포의 재합성을 돕기 때문이다.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시력이 떨어지는 일을 막아준다.
게다가 철분이 대량으로 들어있어 어지럼증을 자주 느끼는 성장기 어린이나 여성들이 먹기에 훌륭한 철분 공급원이 된다. 오디 속에 함께 들어있는 엽산과 비타민은 몸 안에서 철분이 겉돌지 않고 뼈와 피로 쏙속 흡수되도록 돕는 사다리 역할을 해내며, 피로를 씻어내는 데도 이롭다.
늙지 않는 몸 만들고 소화 촉진제보다 장운동에 좋아
오디는 몸을 늙게 만드는 체내 유해 산소를 없애는 성분이 포도보다 24배나 많이 들어있다. 세포가 산화되어 망가지는 일을 막아주어 거친 피부 주름을 가라앉히고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해 준다. 조선 시대 의학서인 <동의보감> 과 명나라 <본초강목> 에도 오디는 "정신을 맑게 하고 조혈 작용을 돕는다"며 줄기와 뿌리껍질까지 약재로 썼다는 기록이 생생하다. 본초강목> 동의보감>
최근 연구진이 진행한 실험에서도 놀라운 수치가 증명됐다. 소화가 잘 안되는 쥐에게 오디 분말을 먹인 결과, 위와 장이 음식을 아래로 밀어내는 운동 능력이 무려 64.4%나 증가했다. 이는 시중 약국에서 파는 웬만한 소화 촉진제보다 장을 더 활발하게 움직이게 만든 결과다. 평소 장운동이 느려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하루 한 줌씩 섭취하는 것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당뇨 환자도 안심… 씻을 땐 식초 물에 3분만 흔들어야
오디는 수분 함량이 높고 당도가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몸 안에서 당 수치를 급격하게 올리지 않는 성질을 지녔다. 오히려 당뇨를 억제하는 고유 성분이 들어있어 당뇨 환자도 과하게 먹지만 않는다면 간식으로 좋다.
다만 과육이 워낙 부드럽고 껍질이 얇아 세척할 때 손에 힘을 주면 단맛과 영양이 물로 다 씻겨 내려간다. 물에 오래 담가두면 알맹이가 맹탕이 되므로, 식초를 두세 방울 떨어뜨린 물에 2~3분간 담갔다가 살살 흔들어 건져내는 것이 요령이다. 그 후 흐르는 물에 가볍게 두 번 정도 헹궈 물기를 빼내면 농약이나 먼지 걱정 없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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