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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25년간 부부처럼 살며 곰탕집을 함께 운영해 온 60대 여성 A씨가 "혼인신고를 안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길바닥에 나앉아야 하는 건가"라며 하소연했다.
더욱이 전처 소생 자녀들은 남편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마자 모든 재산이 자신들에게 상속된다며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통보한 상황이다.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이명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이러한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 인정 여부와 법적 구제 방안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짚었다.
곰탕집에서 시작된 25년 인연
A씨는 25년 전 곰탕집을 운영하던 남편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당시 남편은 전처와 사별하고 혼자 삼남매를 키우고 있었으나, 두 사람은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지난 25년 동안 A씨는 시댁 경조사와 제사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고, 식당에서 밑반찬을 만들며 일을 도왔다. 동네 사람들도 모두 A씨를 식당 안주인으로 알았다. 특히 A씨가 담근 깍두기와 배추김치는 인기가 많았고, 유명 정치인까지 즐겨 찾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곰탕집은 유명세를 얻었다.
하지만 식당 규모가 커진 것과 달리, A씨와 아이들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A씨는 "남편이 전처 사이에서 낳은 삼남매는 처음부터 저를 어머니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서운해도 묵묵히 남편 곁을 지키면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장례 직후 "집에서 나가라"는 삼남매
그런데 얼마 전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장례를 치르자마자 삼남매가 저를 찾아와서는,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하더라"며 "남편의 재산은 모두 자식들에게 상속되고, 저한테는 권한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남편 명의 재산은 25년간 함께 살아온 집과 식당, 예금과 연금 정도였다. A씨는 "밤낮없이 식당에서 일하며 그 재산을 함께 일궈왔다"며 "단지 혼인신고를 안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길바닥에 나앉아야 하는 건가"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25년 공동생활, 사실혼 인정 가능성 높아
이명인 변호사는 A씨가 사실혼 배우자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A씨가 혼인신고 없이 25년간 남편과 함께 살며 경조사 참석 등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해 온 점이 중요하다.
변호사는 "장기간 공동생활을 영위하고 사회적으로도 부부로 인식되어 온 경우라면, 주관적 혼인 의사와 객관적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모두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사실혼 배우자 상속권 없다"…유족연금은 청구 가능
다만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민법상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의 배우자만을 의미하며, 헌법재판소도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다만 상속권이 없다고 해서 모든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상속인이 전혀 없는 경우라면 특별연고자로서 상속재산 분여를 청구할 수 있지만, A씨의 경우처럼 전처 소생 자녀 3명이 상속인으로 존재한다면 이 방법은 어려운 상황이다.
다른 방법으로, 남편이 생전에 증여나 유증을 해 두었다면 그 범위에서 재산을 취득할 수 있다.
더욱 현실적인 대안은 유족연금 등 사회보장급여의 청구이다.
국민연금법은 "배우자, 남편 또는 아내에는 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사실혼 배우자도 유족연금 수급권자가 될 수 있다.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급여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이를 위해서는 사실혼 관계를 공식적으로 확인받아야 한다.
사실혼 배우자 일방이 사망한 경우, 생존 당사자는 배우자의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과거의 사실혼에 대한 전부 확인 청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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