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한 박스를 사다 베란다나 현관 한쪽에 쌓아두는 집이 많다. 더운 날 물을 자주 찾는 여름에는 정수기 대신 플라스틱병 생수를 넉넉히 사두는 1인 가구도 적지 않다. 문제는 뚜껑을 열지 않은 새 생수라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물맛과 위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햇볕이 오래 드는 베란다나 한낮의 차 안처럼 온도가 크게 오르는 곳에 생수를 방치하면 플라스틱병이 열에 오래 노출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물에서 낯선 냄새가 나거나 맛이 달라졌다면 마시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여름철 생수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마시려면 어떤 점을 확인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뙤약볕 내리쬐는 베란다와 차 안은 최악의 장소
대량으로 구매한 생수를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베란다나 창가, 혹은 차량 내부에 그대로 두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플라스틱 용기는 높은 온도와 강한 햇빛에 무척 취약하다. 한여름 햇볕을 받은 밀폐 차량 내부 온도는 50~60도 이상까지 치솟는데, 이런 환경에 플라스틱병이 오래 노출되면 용기를 이루는 화학 성분이 미세하게 분해되면서 물속으로 녹아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암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이나 플라스틱을 굳히는 데 쓰는 화학 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될 위험이 있다. 실제 실험에 따르면 높은 온도에 노출된 물에서는 상온에 둔 물보다 독성 물질이 최대 8배 넘게 측정됐다.
만약 물에서 텁텁한 맛이 나거나 플라스틱 고유의 시큼한 냄새가 난다면 이미 물이 변질된 신호이므로 과감히 버려야 한다.
입 대고 마신 물, 하루 만에 세균 4만 마리로 불어나
물을 마실 때 병째 입을 대고 마시는 습관은 여름철에 특히 위험하다. 뚜껑을 막 열었을 때는 물속에 세균이 거의 없지만, 병 입구에 입술이 닿는 순간 구강 내에 있던 침과 갖가지 물질이 물속으로 한데 섞인다.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는 이 세균들이 번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 된다.
실제 조사 기관의 실험을 보면, 입을 대고 한 모금 마신 직후 물 1밀리리터당 900마리였던 세균 수가 상온에서 하루 동안 방치되자 4만 마리를 넘어섰다. 먹는 물 기준치의 수백 배를 초과하는 수치로, 사실상 세균 번식 덩어리를 마시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대용량 물을 마실 때는 반드시 깨끗한 컵에 덜어 마셔야 침이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한 번 열면 무조건 냉장, 오래된 병은 과감히 폐기
뚜껑을 개봉한 생수는 그때부터 공기 중의 산소 및 먼지와 만나며 물의 상태가 빠르게 변한다. 따라서 한 번 개봉한 물은 반드시 뚜껑을 꽉 닫아 냉장실에 넣어두고, 이틀 안에는 모두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다 마신 빈 플라스틱병에 집에서 끓인 물이나 정수기 물을 다시 채워 넣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플라스틱병은 일회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씻는 과정에서 내부에 미세한 흠집이 생기기 쉽고, 그 틈새로 세균이 급격하게 자라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미개봉 생수라 하더라도 보통 제조일로부터 1년이라는 기한이 정해져 있으므로, 병 목 부분에 도장이 찍힌 날짜를 수시로 확인하고 기한이 지났으면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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