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뉴욕증시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급등에도 대형 기술주들의 비용 부담 우려가 부각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공급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했으나, 완제품을 생산하고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에는 원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지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25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14% 오른 5만1920.62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1% 내린 7357.49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46% 하락한 2만5358.60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 초반 뉴욕증시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로 상승세를 탔으나, 대형 기술주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서며 상승 폭을 반납했다.
◇마이크론 독주와 완제품 진영의 비명
시장의 향방은 마이크론과 애플의 실적 변수에서 갈렸다. 마이크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과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16% 급등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견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데이터센터가 시장의 모든 메모리 칩을 흡수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애플은 메모리를 비롯한 주요 부품 가격 상승을 이유로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6.12% 급락했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외신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세를 “100년 만의 홍수”에 비유하며 원가 압박의 심각성을 토로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제품 가격 인상과 AI 인프라 투자 비용 부담 우려가 겹치며 3.46% 하락했다. 알파벳과 메타도 각각 약 1%, 2%대 낙폭을 기록했다.
◇빅테크 ‘수익성 균열’ 우려 점증
시장에서는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 기업의 실적을 올리는 동시에 빅테크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AI 기업들의 무차별적인 칩 확보 경쟁이 소비자 기기용 부품 공급 부족을 낳고 빅테크의 마진을 갉아먹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캐럴 슐라이프 BMO 패밀리오피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 기업의 폭발적인 실적은 결국 공급망 어딘가에서 다른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매트 말리 밀러 타박 수석 시장전략가 역시 CNBC 방송에 출연해 “기술주에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주가가 계속 약세를 보인다면 증시 전반이 상승 동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제유가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의 재부각으로 반등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 피격 사건이 발생하며 브렌트유 8월물은 2.06% 오른 배럴당 75.26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2.25% 상승한 배럴당 71.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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