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가운데)이 25일(한국시간) 몬테레이 스타디움서 열린 남아공전 도중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몬테레이|뉴시스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가운데)이 25일(한국시간) 몬테레이 스타디움서 열린 남아공전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몬테레이|뉴시스
홍명보 감독(57)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26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0-1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1승2패(승점 3)에 머물렀고, 남아공(1승1무1패·승점 4)에 조 2위를 내주며 3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28일 조별리그가 모두 종료된 뒤 12개 조 3위 팀 가운데 상위 8개 팀 안에 들어야만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2-1 승)과 2차전 멕시코전(0-1 패)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전혀 다른 팀이었다. 체코전서는 선제골을 내주고도 유기적인 움직임과 안정적인 빌드업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황인범(30·페예노르트)의 왕성한 활동량과 경기 조율, 이강인(25·파리 생제르맹)의 창의적인 패스가 살아나며 역전승을 만들었다.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도 비록 패했지만 경기력만큼은 밀리지 않았다. 볼 점유율에서도 한국이 58%를 기록해 멕시코(42%)를 압도했고, 내용 면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남아공전은 달랐다. 앞선 두 경기에서 보였던 빌드업의 완성도와 빠른 공수 전환은 자취를 감췄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무거웠고, 패스와 압박의 강도도 현저히 떨어졌다. 마치 다른 팀을 보는 듯했다.
경기는 과달라하라보다 약 10도 높은 몬테레이의 30도 안팎 무더위 속에서 열렸다. 홍 감독과 선수들은 모두 “날씨 영향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지만 급격하게 떨어진 경기력을 보면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지우기 어렵다.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5일(한국시간) 몬테레이 스타디움서 열린 남아공전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몬테레이|뉴시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후 치른 A매치에서는 경기력의 편차가 뚜렷했다. 미국 원정에서 미국(2-0 승), 멕시코(2-2 무)를 상대로 3-4-3 포메이션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기대를 키웠으나, 곧장 10월 브라질과 평가전에서는 0-5 대패를 당했다. 수비 조직력은 쉽게 무너졌고, 공격에서는 세부적인 움직임과 완성도가 부족했다. 개인 기량의 차이를 팀 조직력으로 메우려는 모습도 찾기 어려웠다.
이후 파라과이와 볼리비아(이상 2-0 승), 가나(1-0 승)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수습하는 듯했지만 3월 코트디부아르(0-4 패), 오스트리아(0-1 패)를 상대로 다시 한계를 드러냈다. 수비 조직력과 공격 완성도는 물론 선수들의 기동력 저하까지 노출되며 월드컵을 앞둔 우려를 키웠다. 대회 직전 트리니다드토바고(5-0 승), 엘살바도르(1-0 승)를 꺾었으나, 전력을 점검하고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고지대 적응을 마쳤다는 의미 이상의 성과를 찾기는 어려웠다.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오른쪽)이 25일(한국시간) 몬테레이 스타디움서 열린 남아공전 도중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몬테레이|뉴시스
한국은 이제 다른 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32강행 희망은 아직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토너먼트 진출 자체가 끝이 아니다. 들쭉날쭉한 경기력과 환경 변화에 흔들리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32강전서도 또 다른 참변을 막을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몬테레이|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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