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쇼핑 에이전트 시대…맞춤 추천일까, 광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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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쇼핑 에이전트 시대…맞춤 추천일까, 광고일까

이데일리 2026-06-26 07:0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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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날이 너무 덥다. 미팅 때 입을 만한 단정하면서도 시원한 옷 추천해줘.”

대화형 AI 플랫폼 서비스 챗GPT 내 무신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품 추천을 요청했다. 그러자 챗GPT는 추천 제품과 해당 제품의 특성, 가격 등을 안내했다. 추천한 조합은 ‘흰 반팔 블라우스에 와이드 슬랙스’였다. 특정 제품을 콕 집어 추천함으로써 고르는 고민을 덜어주는 기능을 했다.

챗GPT에 있는 무신사 앱에서 대화로 제품 추천 받은 예시. (사진=챗GPT 캡처)
챗GPT에 있는 무신사 앱에서 대화로 제품 추천 받은 예시. (사진=챗GPT 캡처)


최근 쇼핑 트렌드가 검색 중심에서 대화형 추천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소비자가 상품명을 직접 입력하고 가격·리뷰를 비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출근룩 추천해줘”, “이번 주 장보기 목록 짜줘”, “아이 선물 찾아줘”처럼 목적과 상황을 말하면 인공지능(AI)이 상품을 찾아주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쇼핑 방식이 ‘검색’에서 ‘추천’, 나아가 ‘위임’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무신사, 11번가, 롯데온 등 주요 플랫폼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쇼핑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AI가 상품 정보를 요약하고, 리뷰를 분석하며, 소비자 취향이나 상황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네이버는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AI 쇼핑 에이전트를 고도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상품 탐색과 정보 요약을 돕는 역할이었다면, 최근에는 이용자의 클릭, 찜, 장바구니 담기 등 쇼핑 활동 이력과 최신 트렌드를 분석해 먼저 쇼핑 대화를 제안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소비자가 직접 검색어를 입력하기 전 AI가 관심사에 맞는 쇼핑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역시 챗GPT 기반 AI 에이전트 기능을 쇼핑 영역으로 넓히고 있다. 카카오툴즈에는 올리브영, 무신사, 현대백화점 등 외부 파트너사가 추가됐다. 예컨대 사용자가 카카오톡 안에서 “건성 피부에 바르기 좋은 선크림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올리브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제안받을 수 있다.

무신사는 카카오톡 기반 AI 패션 추천 서비스와 더불어 챗GPT 앱 내 입점하는 등 대화형 쇼핑을 강화하고 있다. 사용자는 별도의 앱 이동 없이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출근룩 추천”, “여행 코디 제안”처럼 시간·장소·상황과 날씨, 취향을 반영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무신사 스토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격대별 상품 탐색, 브랜드 스타일 코디, 구매 후기 연결까지 대화 형태로 제공한다.

챗GPT 내 CJ온스타일 상품 추천 화면, 자체 앱 내 AI 기반 개인화 추천 화면 (사진=CJ온스타일)
챗GPT 내 CJ온스타일 상품 추천 화면, 자체 앱 내 AI 기반 개인화 추천 화면 (사진=CJ온스타일)


11번가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피드’를 통해 발견형 쇼핑을 강화하고 있다. AI 상품기획자 역할을 하는 ‘AI MD’가 카테고리별 추천 상품의 핵심 정보를 피드 형태로 소개하고, 고객 질문에 실시간으로 응대한다.

롯데온은 AI 쇼핑 도우미 ‘샬롯’을 통해 리뷰 요약과 이미지 기반 상품 추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쇼핑 피로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수많은 상품을 일일이 비교하지 않아도 AI가 조건에 맞는 선택지를 압축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패션, 식품, 선물, 생활용품처럼 상품 수가 많고 취향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대화형 쇼핑’이 기존 검색보다 빠르게 적용될 전망이다.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지난달 1~25일 챗GPT·제미나이 등 대화형 AI 플랫폼을 통한 앱·웹 유입이 지난 1월 같은 기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I 쇼핑의 확산은 단순히 편의성이 높아지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소비자가 직접 검색하고 비교하던 과정이 AI 추천으로 대체되면서, 쇼핑의 주도권이 소비자에서 플랫폼으로 더 많이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AI가 어떤 기준으로 상품을 고르고 배열하는지에 따라 특정 브랜드와 상품에 구매가 집중될 가능성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AI 쇼핑이 단순한 추천을 넘어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대신하는 단계로 갈수록 추천 기준의 투명성이 중요해진다고 말한다. 소비자가 알고리즘 추천을 거부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권리, AI가 어떤 기준으로 상품을 골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어떤 제품의 특성이 마음에 든다고 해서 브랜드, 점포, 가격 등을 정보라는 이름으로 모두 알려준다면 특정 상품에 대한 광고가 될 수 있다”며 “이는 자동화의 편의성을 앞세운 의도된 관여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비자의 편익을 앞세운 AI 서비스가 오히려 소비자의 권익을 해치거나 선택권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추천 알고리즘의 투명성, 광고성 표시, 소비자 통제권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거버넌스 논의가 필요하다”며 “소비자 역시 AI 추천을 단순히 수용하지 않고, 이해하고 요구하며 거부할 수 있는 AI 리터러시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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