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회 달굴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제…금융권 "왜 우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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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국회 달굴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제…금융권 "왜 우리만"

이데일리 2026-06-26 07:00: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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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보이스피싱 무과실 책임제에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명분엔 공감하지만, 자칫 금융권에만 책임과 비용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배상 책임 주체 확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정무위원회를 중심으로 금융 관련 법안 심사가 재개될 전망이다. 금융권이 가장 주목하는 법안 중 하나는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 책임제를 담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이다. 현재 국회에는 강준현·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금융회사의 고의·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자에게 일정 금액을 보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상 한도는 최대 5000만원 범위 내에서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피해자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둔다.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수법이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하는 수준으로 진화하면서 이미 개인의 ‘주의’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무과실 배상 책임제에 대해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피싱 범죄에 대한 금융권 책임성 강화와 피해자의 실효성 있는 구제를 위한 무과실 책임 도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금융권은 피해자 보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금융회사에 비용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에 우려를 나타낸다. 보이스피싱은 계좌이체를 통해 최종적으로 범죄가 완성되지만, 시작은 대포폰·스미싱 등 통신망을 매개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금융회사에만 책임을 묻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상 한도가 최대 5000만원으로 정해질 경우 은행 등 금융권 전체가 떠안아야 할 배상액은 연간 약 28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에 금융회사와 통신업계, 정부가 공동으로 재원을 조성하는 기금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비용 분담 논의가 현실화할 경우 통신사 반발도 예상된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보이스피싱은 통신망을 통해 피해자를 유인하고, 금융망을 통해 자금을 탈취하는 구조적 범죄”라며 “금융권의 배상 책임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범죄의 전 과정을 차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정부, 금융회사, 통신사, 대형 플랫폼 기업이 공동으로 재원을 출연하는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공동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며 “책임을 공유해야 각 단계별 방어벽이 촘촘해지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법상 과실 책임주의에 비춰 배임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금융회사가 과실이 없는 경우까지 손실을 부담할 경우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등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금융권은 자기부담금 제도 도입, 반복 수령 제한 등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도 지난 3월 검토보고서를 통해 무과실 배상 책임제가 자기책임 원칙 훼손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당과 금융당국이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제도 도입 논의 자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보상 한도와 예외 규정, 면책 요건뿐 아니라 통신사 등 다른 참여 주체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입법 과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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