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한국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이 걸린 조별리그 A조 마지막 3차전이 시작됐을 때, 손흥민(34·LAFC)은 그라운드에 없었다. 그는 벤치 조끼를 입고 있었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다 득점 공동 1위(3골)의 주인공이다. 주장이자, 공격의 핵심인 그가 네 번째 월드컵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벤치에 머물기만 한 건 아니었다. 전반전에 대표팀이 밀리기 시작하자,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물 보충 휴식)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후배들과 소통했다.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 격려하고 작전을 지시하는 손흥민의 모습은 마치 감독 같았다.
0-0으로 맞선 채 시작한 후반전,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축구 팬들의 기대감은 커졌다. 한 수 아래 상대로 여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고전한 만큼 '해결사' 손흥민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대표팀은 후반 18분 상대에 선제골을 내주며 수세에 몰렸다. 실점 뒤 손흥민의 일그러진 표정이 중계화면을 통해 전해졌다. 조 3위까지 추락한 만큼 승점 1을 위해 총공세에 나섰지만, 손흥민을 포함해 누구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익숙한 왼 측면과 중앙을 오간 손흥민이 45분 동안 날린 슈팅은 단 1차례.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은 수비에 막혔다.
앞선 세 번의 월드컵 무대에서 손흥민은 항상 눈물을 보였다. 그 눈물 속에는 패배의 아쉬움도, 16강 진출의 기쁨도 섞여 있었다. 그러나 이날 패배 후 손흥민은 눈물조차 흘리지 못했다. 대신 속으로 울음을 삼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졸전 끝에 맞이한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경기 뒤 손흥민은 “결과가 아쉽다 보니 분위기가 처진 게 당연하다”며 “팀이 패배하는 것을 지켜보고, 경기장에서 많이 도와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팀 분위기는 문제가 없다”는 그는 “선수들이 분명 노력했는데, 경기가 이렇게 안 되면 너무 아쉽다. (조) 3위가 되는 상황을 정말 원치 않았지만, 어떤 결과가 와도 받아들여야 할 거”라고 말했다.
다른 조 결과에 따라 대표팀이 극적으로 대회 32강에 오른다면, 오는 30일 미국 보스턴서 E조 1위 독일, 또는 7월 2일 미국 시애틀서 G조(벨기에·이집트·이란·뉴질랜드) 1위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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