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룸' 보면 더 무섭다…곤지암·살목지 잇는 新공포체험 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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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룸' 보면 더 무섭다…곤지암·살목지 잇는 新공포체험 메카

르데스크 2026-06-25 19:51: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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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백룸'의 흥행에 힘입어 일상 공간에서 기이함과 기시감을 느끼는 '리미널 스페이스 탐방 문화'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리미널 스페이스'란 경계의 공간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로 비어 있는, 혹은 버려진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을 지칭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영화 백룸은 '출구 없는 미로에서 느끼는 공포감'이라는 심리적 공포를 담은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평범한 공간도 달리 보면 무서워진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공포 자극 '백룸 탐방 챌린지'

 

최근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각종 SNS 플랫폼에서는 '리미널 스페이스'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을 직접 찾아가 인증샷을 남기는 '백룸 탐방 챌린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리미널 스페이스 탐방 내용이 담긴 한 유튜브 영상은 5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관련 해시태그가 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도 5000개가 넘는다. 챌린지는 과거 국내 공포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폐가·흉가 체험과 거의 흡사한 개념이지만 장소는 판이하게 다르다. 다만 과거의 공포 장소 체험이 기괴한 소문이 얽힌 특정 장소에서 이뤄졌다면 최근의 리미널 스페이스 탐방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건물 복도나 텅 빈 사무실 등이 주무대다.

 

▲ 최근 '백룸 탐방 챌린지' 장소로 주목받고 있는 강변테크노마트 건물 내부. ⓒ르데스크


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12만회를 넘긴 '서울 백룸 투어' 영상에 등장했으며 영화 백룸에서 나온 장소와 가장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현장을 직접 찾았을 때도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인적이 끊겨 고요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건물 자체가 오래 전에 지어졌다 보니 인테리어, 조명 등에서 과거의 정취가 그대로 묻어났다. 이곳에서 실제 백룸 탐방 챌린지에 나선 이들도 만날 수 있었다. 대학생 서윤기 씨(22·남)는 "위층 CGV에서 백룸 영화를 감상하고 내려왔는데 상가의 낡은 복도와 노란 조명이 영화 속 장면과 그대로 매칭돼 신기했다"며 "낮에도 이 정도인데 사람이 완전히 끊기는 밤에 오면 진짜 무서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밀리오레 건물 내부도 백룸 탐방 챌린지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11층부터 20층까지 가운데가 뚫린 특유의 중정형 건축 구조가 영화 속 장면을 연상 시킨다는 평가다. 특히 복도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창문을 바라봤을 때 비친 모습이 마치 무한히 방복 되는 복도를 연상케 한다는 반응이 유독 많은 편이다. 밀리오레 인근의 또 다른 쇼핑센터는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진 않았으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숨은 백품 스팟'이라 불리고 있다. 쇼핑센터 내부는 기존 의류 점포들이 폐업하면서 처분하지 못하고 남겨둔 마네킹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어 다른 장소에 비해 그 분위기가 더욱 음산하다는 평가다. 

 

▲ 폐업한 점포들이 두고 간 마네킹만 덩그러니 서 있는 동대문의 한 쇼핑센터 내부. ⓒ르데스크

 

현재 이곳은 안전상과 관리상의 이유로 내부 출입이 전면 금지돼 외부에서만 내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건물 외부에서 사진을 찍던 대학생 김지수 씨(21·여)는 "요즘 백룸 챌린지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백룸 장소를 공유하는 앱까지 등장했는데 여기는 앱에도 나오있지 않은 장소다"며 "내부를 직접 확인하지 못 해 아쉽긴 하지만 밖에서 봐도 그 분위기가 충분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건물 관리인은 "영화 유행 때문인지는 몰라도 가끔씩 저녁 시간대에 젊은 사람들이 찾아와 건물 외부에서 사진을 찍고 간다"며 "현재 안전과 보안상의 문제 때문에 내부 출입은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미널 스페이스'에 젊은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배경에는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공포에 대한 호기심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층들은 행복이나 즐거움뿐만 아니라 공포를 포함한 다양한 자극을 직접 경험하는 체험형 문화를 선호한다"며 "공포라는 상황은 그 자체로 더 나쁜 결과나 사건으로 연결될 수 있는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고 위험 부담도 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극적이고 유혹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오래 방치된 공간을 무단 탐방하는 행위 자체는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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