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예정된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내달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회동을 앞두고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전대 출마를 위해 당 대표직을 내려 놓은 정청래 전 대표를 만나 격려한데 이어 25일에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탁현민 특임교수와 공개 유튜브를 촬영했다.
그간 유 전 이사장이나 친문 스피커 김어준씨가 정 전 대표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해 왔으나 이제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움직인 셈이다.
이처럼 문 전 대통령이 친문 세결집에 나서면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의 '반청 연대'와 대결 양상이 분명해지는 모습이다. 이른바 '명청대전'도 극심해질 전망이다.
李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과 내달 1일 청와대서 오찬
이재명 대통령은 내달 1일 오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겸 회동을 할 계획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일정을 밝혔다. 김혜경 여사와 김정숙 여사 등 배우자는 배석하지 않고 전현직 대통령끼리 독대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전직 대통령과 회동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지난달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의 경우 해외 일정 관계로 이번 오찬 회동에 함께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도 오찬에 배석하지 않는다.
김혜경 여사는 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해 문 전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만났다.
김 여사는 이날 축사 후 '돌베개×평산책방' 부스에 들러 유시민 작가의 코너를 방문한 뒤 '대통령의 책' 코너를 찾았다. 김 여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추천 도서 코너에 들러 신동호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쓴 '대통령의 독서'를 들고 사진을 찍었고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문 전 대통령의 저서인 '문재인의 독서노트'를 살펴본 뒤 모두 3권의 책을 구매했다.
정청래 "이재명과 한몸" 발언 후 '文 만남'
文-유시민-탁현민 공개 유튜브 촬영
문 전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당권 투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전대 출마를 위해 사퇴한 정청래 전 대표를 만났다.
정 전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저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이자 한 몸 공동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성공해야 저도 성공한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의리는 제가 끝까지 지킨다"며 자신이 반명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재명과 한몸'을 강조한 정 전 대표의 사퇴 후 첫 행보는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었다.
그는 24일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약 10분간 대화를 나눴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김대중 육성 회고록', 노무현 전 대통령 전집 '운명이다', '문재인의 운명', 이재명 대통령의 책 '결국 국민이 합니다' 등 책 네 권을 구매했다. 이후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약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평산으로 제가 한번 가겠다"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과 대화를 마친 정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대통령 4분의 책이 전시돼 있어서 구매했다"고 했다.
이어 "책을 사면서 (문 전 대통령께) 사퇴의 변으로 '김대중과 노무현,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꽃피워야 된다고 했다'고 말씀드렸더니 '잘했다'고 하시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봬서 너무 반갑고 또 건강하신 것 같으니까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셔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정 전 대표의 사퇴 후 첫 행보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친문 스피커인 김어준씨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간접적으로 정 전 대표를 지원해왔으나 이제 문 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문 전 대통령은 25일 서울국제도서전을 다시 찾아 유 전 이사장, 탁현민 국립목포대 특임교수와 함께 평산책방 유튜브 콘텐츠를 촬영하며 독자들에게 책을 추천했다.
유시민-김어준, 李 겨냥 "코어 지지층 무너지고 있어"
문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친노-친문 진영도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친문 스피커인 김어준 뉴스공장 대표는 최근 연일 자신의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그는 25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스스로 성과를 내 지지율을 올렸고 임기 1년 차에도 60~70%대 높은 지지율을 만들었던 정치인"이라면서도 "보통은 충성도 낮은 외곽 지지층부터 빠지는데, 지금은 특별한 사건도 없이 핵심(코어) 지지층이 흔들리는 생소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코어 지지층이 무너지며 임기 내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3일에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위기"라며 여당 지지층 내부 갈등을 꼬집었다.
그는 "최근 1년 사이 여권 지지층에서 친문 대표주자들이나 조국 등을 막 공격했다"며 "지금 약한 지지층은 빠졌고 코어층은 팔짱을 낀 상태인데, 이 상태로 오래 두면 등을 돌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가세했다.
유 전 이사장은 최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방송이 공개되기 전이지만 커뮤니티에서 유 전 이사장이 "지지층의 온도가 싸늘해지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비평 활동 때문에 노무현재단이 혹시 겪게 될지도 모를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해 노무현재단 상임고문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친노-친문 진영의 정 전 대표 지원사격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명청대전 격화시 여권 분화 가능성도
정치권에서는 당권 경쟁이 친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흐를 경우, 계파 간 갈등이 여권 분화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누가 이기냐의 싸움이 아니라 민주당이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집권당임을 증명하는 자리"라며 "경쟁의 끝에서 우리는 반드시 원팀으로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에서 노무현·문재인을 거쳐 이재명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이 가장 강했던 순간은 언제나 흩어져 있다가 다시 손을 맞잡았을 때"라며 "반대로 우리가 무너졌던 순간은 상대가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 안의 벽이 높아졌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경쟁하는 이유는 서로를 쓰러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단단한 하나가 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보수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전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 대통령과 정청래 두 분의 정책상 차이가 없다. 그러면 밥그릇 싸움으로 보여지고, 밥그릇 싸움은 2028년 공천권은 누가 갖냐를 염두에 둔 당대표 선거로 비춰지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국민의힘의 과거 전력과 비교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국민의힘 몰락 과정도 출발점은 2007년 대선 경선 때 이명박 세력과 박근혜 세력 대결이었다"면서 "두 사람이 다 배경도 비슷하고 노선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이유 없는 싸움'이 제일 무섭다"고 평가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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