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중화권 관광객이 늘면서 유통업계가 현지 간편결제 수단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결제 편의성이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국내 매장에서 관광객이 평소 쓰던 결제 앱으로 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해 구매 전환율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면세점과 편의점, 백화점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중화권 관광객 결제 편의를 높이기 위해 라인페이와 유니온페이 등 현지 친화형 결제 수단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특히 방한 관광객 가운데 대만 관광객 비중이 커지면서 대만 인구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라인페이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지난 3월 라인페이를 도입한 데 이어 4월 세븐일레븐, 지난달에는 이마트24가 라인페이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알리페이·위챗페이·유니온페이에 라인페이를 추가하며 중화권 관광객의 결제 선택지를 넓힌 것이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의 경우 라인페이를 도입한 뒤 지난달 라인페이 매출이 전월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도 지난달 라인페이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대만 개별관광객(FIT)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8% 증가했다"며 "급성장하는 대만 관광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백화점도 결제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오는 9월에는 롯데백화점이 전 점포에 유니온페이 QR·NFC 결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본점은 명동 상권에 있어 중화권 고객 방문 비중이 높은 만큼 유니온페이 간편결제 도입 이후 쇼핑 편의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결제 수단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으로 100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000만명을 넘어선 시점이 7월 중순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한 달 앞당겨진 것이다. 중국이 56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만도 19만명으로 일본(36만명), 미주(21만명)에 이어 네 번째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규모도 커지고 있다. 5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지출액은 온라인 소비액을 포함해 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8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기준 2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단체관광객 중심이던 방한 소비가 개별관광객 중심으로 바뀌면서 결제 편의성의 중요도는 더 커지는 추세다. 개별관광객은 면세점과 백화점,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익숙한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관광객의 실제 구매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 입장에서는 평소 쓰던 앱으로 바로 결제할 수 있는지가 쇼핑 편의성을 좌우한다"며 "결제 단계에서 불편함을 줄여야 방문객 유입이 실제 매출로 연결될 수 있어 현지 결제 수단 확대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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