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살해 협박 글을 올린 작성자가 1분 만에 자수했다. 그는 강박증으로 인한 실수였다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특정인을 지목한 살해 협박과 칼부림 예고 글을 올린 작성자가 게시 10초 만에 글을 지우고 1분 만에 스스로 112에 신고했다.
그는 강박증으로 인한 실수였다고 호소하며 선처를 바라고 있다.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 중대 범죄이지만, 전례 없이 빠른 자수와 정신 질환이라는 참작 사유가 그의 운명을 가를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처벌 수위를 전망해 본다.
“죽이고싶다” 10초짜리 글, 1분 만에 112 자수 전화
사건은 지난 23일 새벽 4시경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벌어졌다. 한 게시자가 '특정 학원 OOO 죽이고 싶다'는 제목과 함께 'XX역에서 칼부림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섬뜩한 예고글은 게시된 지 불과 10여 초 만에 삭제됐다. 작성자는 곧바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1분도 되지 않아 112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혐의를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평소 강박증을 앓고 있었으며, 충동적인 불안감에 시달리다가 실수로 게시 버튼을 누르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그는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으며, 글에 언급된 특정인으로부터 "고소는 안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다음 경찰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가볍게 볼 사안 아냐"…협박·공무집행방해 혐의
법률 전문가들은 최근 '칼부림 예고글'에 대한 수사기관의 엄격한 대응 기조를 강조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글이 10여 초 만에 삭제되었고, 작성자가 1분 내 112에 직접 신고하여 자수한 사정은 분명히 참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정 장소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내용 자체가 공중협박죄, 특정인을 향한 협박죄, 경우에 따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문제될 수 있어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닙니다"라고 균형 있게 설명했다.
피해 당사자가 고소를 원치 않는다는 점은 개인에 대한 협박죄 처벌을 피할 근거가 될 수 있다. 협박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칼부림 예고 문구로 인해 경찰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다른 혐의의 성립 여부를 종합적으로 수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자수'와 '정신질환', 처벌 수위 낮출 핵심 열쇠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작성자의 발 빠른 후속 조치가 처벌 수위를 낮출 결정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률사무소 신임의 박교현 대표변호사는 "잘못된 행동을 하셨으나 곧바로 112에 자수하여 만회하고자 하신 것은 정말 적절한 선택으로 보입니다"라고 평가하며 "진심어린 자수는 굉장히 강력한 양형사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박증 주장 역시 중요한 양형 자료다. 법무법인 로웰 김훈희 변호사는 조사에서 "'실수로 눌렸다'는 표현보다는 '강박증 증상으로 인해 충동적으로 작성했고 즉시 잘못을 인식하여 스스로 신고하였다'는 취지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향후 조사에서 "'장난이었다' '별일 아닐 줄 알았다'는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사안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소유예부터 벌금형까지…향후 대응은?
여러 변호사는 자수, 초범, 반성, 정신질환 등 유리한 사정을 종합할 때 실형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최선의 결과를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교현 변호사는 "위와 같은 유리한 사정이 존재하고, 의뢰인님이 이러한 행동에 이르게 된 것에 참작할 만한 정신적인 사정이 있었다면 기소유예 처분을 통해 전과를 남기지 않는 것이 최선의 해결일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법무법인 홍림 김남오 변호사 역시 기소유예, 벌금형, 집행유예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변호사들은 정신과 진단서 및 진료기록, 자수한 112 신고 기록, 진심이 담긴 반성문, 가족 탄원서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을 공통적으로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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