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레시피와 생활 아이디어, 밈(Meme) 등이 실제 상품으로 출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기업들은 온라인에서 검증된 소비자 반응을 바탕으로 상품을 기획하며 화제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고 있지만 상당수 제품은 출시 직후 관심을 끄는 데 그친 채 장기적인 판매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반복 구매를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이른바 '반짝 유행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등 SNS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백화수복 소용량 제품인 '백화수복 원컵'을 재활용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공유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백화수복' 해시태그 게시물은 약 1만 건에 달하며 '#백화수복원컵' 게시물도 500건 이상 등록돼 있다. 게시물 상당수는 수만 회에서 수십만 회에 이르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소비자들은 빈 병에 별도의 실리콘 뚜껑을 씌워 아이들 간식이나 채소, 소스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모습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팔로워 6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 '찐빵/리틀오브제'가 지난 5월 게시한 백화수복 원컵 활용 콘텐츠는 조회수 22만 회를 넘어섰다. 해당 게시물에는 실리콘 캡을 씌운 원컵에 커피를 담아 마시거나 조미료를 보관하는 모습이 소개됐고, 이를 본 이용자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소비자 반응을 반영해 백화수복 원컵 구매 고객에게 전용 실리콘 캡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소비자가 SNS에서 만든 활용법이 기업의 마케팅과 상품 기획에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이처럼 최근에는 SNS에서 화제가 된 콘텐츠가 실제 상품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배우 최화정이 소개한 '통오이김밥'이다. 최화정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체중 관리를 위해 즐겨 먹는 음식이라며 통오이김밥 레시피를 공개했다. 포만감은 높고 칼로리는 낮아 다이어트 식단으로 적합하다는 설명과 함께 관련 영상이 확산되자 SNS에서는 직접 만들어 먹는 게시물이 빠르게 늘어났다. 이후 GS25는 이를 활용한 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 관심을 이어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전남친 토스트' 역시 비슷한 사례다. 지난 2018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 남자친구가 만들어줬던 크림치즈·블루베리잼 토스트 맛을 잊지 못하겠다"는 사연이 올라오며 화제가 됐다.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직접 레시피를 따라 만드는 게시물이 확산됐고, GS25와 세븐일레븐은 이를 활용한 샌드위치 상품을 선보였다.
SNS에서 화제가 된 콘텐츠를 상품화한 사례는 이 밖에도 적지 않다. '텀블러에 떡볶이를 담아 먹는다'는 게시물이 유행하자 CU는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와 협업해 '탐앤탐스 떡볶이'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실제 커피 테이크아웃 컵과 유사한 용기에 떡볶이를 담아 음료를 마시는 듯한 재미 요소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 온라인에서 소비자 반응이 검증된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상품 출시 전 별도의 시장조사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최근에는 SNS가 소비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제성이 곧 지속적인 판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SNS 열풍을 바탕으로 출시된 상품 상당수는 한정 판매 이후 시장에서 사라졌다. 대표적으로 '탐앤탐스 떡볶이'는 약 2만 개 한정 판매 이후 단종됐다. '전남친 토스트' 역시 GS25와 세븐일레븐 모두 현재 판매를 종료한 상태다. 통오이김밥 또한 특정 기간 동안 한정 수량으로 운영된 기획 상품으로 현재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SNS 기반 상품들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단기간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하지만, 일상적으로 반복 구매되는 상품으로 자리 잡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들 역시 SNS에서 화제가 된 제품을 경험 차원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홍서희 씨(29·여)는 "전남친 토스트나 오이김밥은 SNS에서 워낙 유명해서 궁금한 마음에 구매했다"며 "유행할 때 한 번쯤은 먹어보지만 이후에도 계속 찾게 되는 제품은 결국 익숙한 제품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SNS 기반 상품 기획이 소비자 수요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지나치게 단기 유행에 의존할 경우 한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SNS는 소비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장조사 도구가 됐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 관심이 검증된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SNS에서 화제가 됐다는 사실만으로 장기적인 수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며 "온라인에서 수십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한 콘텐츠라도 관심이 빠르게 식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화제성에만 의존하기보다 브랜드 정체성과 지속적인 소비로 연결될 수 있는 전략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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