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강점과 약점이 뚜렷한 만큼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박빙 승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CPSP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이달 중 결정될 전망이다. CPSP는 3000t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건조하고, 향후 30년간의 유지·보수·운영(MRO)까지 포함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총 6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한화오션이 이끄는 '팀코리아'와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최종 후보로 경쟁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국의 가격 경쟁력과 납기 우위를 바탕으로 수주 기대감이 높았지만, 막판에는 산업협력과 안보동맹 등 복합 변수가 부상하며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커졌다.
한국의 강점은 조선 건조 역량과 대규모 산업협력 패키지다. 한화오션은 3600t급 장영실급(KSS-III 배치-II) 잠수함을 제안하며 2032년까지 첫 잠수함 인도, 2035년까지 4척 조기 납품이라는 일정을 제시했다. 이는 조기 전력화를 추진하는 캐나다 해군의 요구에 부합하는 조건이다.
산업협력 부문에서도 매력적인 제안을 내놨다. 한국은 약 144조원의 국내총생산(GDP) 유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수소 화물트럭 생산 인프라 구축 사업인 '프로젝트 비버(Project Beaver)'와 잠수함용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이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화오션은 캐나다 CPSP 사업자 선정 시 현재 구축된 산업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연간 2만2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약 940억 달러 규모의 GDP 효과를 유발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독일 안보와 동맹 가치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독일이 제안한 212CD 잠수함은 독일과 노르웨이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잠수함이다. 캐나다가 이를 도입할 경우 독일·노르웨이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게 돼 공동 훈련과 정비, 부품 공급망을 공유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독일은 납기 문제 해결을 위해 독일에 노르웨이 해군이 기존에 주문한 212CD 잠수함 생산 순번 일부를 캐나다에 우선 배정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캐나다 정부가 경제적 실리를 택할지, 안보동맹에 무게를 둘지에 따라 수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최지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겸 한국방위산업연구소장은 "이번 수주가 공개 경쟁입찰인 만큼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면서도 "독일이 NATO 회원국으로 캐나다와 같은 안보동맹 체계 안에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라고 강조했다.
최근 북극해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캐나다가 기존에 안보 협력을 이어온 독일이 대신 한국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한국의 공격적인 산업협력 제안이 독일의 추가 조건을 이끌어내는 '페이스메이커'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이 상당히 파격적인 산업협력안을 제시한 것은 맞지만 캐나다는 독일이라는 한 국가만이 아니라 EU와 NATO라는 거대한 안보 네트워크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 북극해에서 안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어느 국가가 더 긴밀한 안보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도 "독일은 NATO 핵심 국가이고 캐나다와 서방 안보 공동체라는 연대 의식이 있다"며 "한국산 무기가 유럽과 NATO 시장으로 확대되는 데 대한 보이지 않는 견제도 존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종 수주에 성공할 경우 K-방산이 NATO 회원국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허무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함께 내비쳤다.
남 교수는 "이번 사업은 K-방산이 한 단계 더 높은 클래스로 올라갈 수 있는 고비"라며 "폴란드 K9 자주포 수출을 넘어 잠수함까지 뚫는다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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