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폐지가 최종입장…정부안 제출안해"vs정청래 "시행령도 준비해달라"
주자들, 일제 호남 공략 돌입…당원 충돌에 당내 "갈등 양상 차원이 달라" 우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정연솔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도전 수순에 들어가면서 잠재적인 차기 당권 주자들의 당심 구애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정 전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는 검찰개혁의 남은 과제인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장군멍군식'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잇따라 찾으며 당권 레이스를 가속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김 총리의 이른바 '페이스 메이커'일 수 있단 관측이 나오던 송영길 전 대표의 완주 가능성까지 제기, 전면적인 계파·노선 경쟁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자 당내에서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정청래, 선명성 경쟁 시동 걸자…"국회가 결정" 맞받은 김민석
정 대표는 25일 오전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지금 당장!"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러려면 형사소송법 정부안 즉각 국회 제출, 법사위원장 사수 및 원 구성 표결, 제헌절 이전 본회의 통과, 10월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이라면서 개혁 절차를 나열했다.
이에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검찰개혁 관련 긴급 현안 브리핑을 열어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기본 입장을 당에 전달할 것"이라며 "이후에는 정부가 별도의 입법안을 제시하기보다는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환영한다"면서도 "국회에서 불가역적으로 완전 폐지할 테니, 시행령도 완벽한 폐지로 준비해달라"고 즉각 다시 맞받았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개혁 이슈를 사이에 둔 정 전 대표와 김 총리의 신경전이 노골화하는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정 전 대표는 연일 자신의 개혁 선명성을 강조하며 당심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김 총리와 송 전 대표 등 반청(반정청래) 진영에서는 '개혁 이슈는 더이상 쟁점이 안된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이날 두 사람의 신경전 역시 선명성 경쟁을 가속하려는 정 전 대표와 그 프레임 말려들지 않겠다는 김 총리의 수싸움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누가 '정통성' 있는 후보인지를 두고도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통령을 배출한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역사를 지키겠다"며 "민주당 DNA, 민주당 정체성을 확고히 사수하겠다"고 적었다.
이는 정 전 대표가 과거 탈당 이력이 있는 김 총리와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총리 측은 정 전 대표 재임 때 벌어진 당청 갈등에 주목하고 있다.
차기 당 대표의 핵심 역할인 국정 뒷받침이란 측면에서 정 전 대표는 이른바 '자기 정치'를 하면서 이 대통령과 차별화할 수 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송 전 대표의 경우 출마시 김 총리와 연대하기보다는 완주하는 쪽으로 기류가 변화하는 모습이다.
송 전 대표와 가까운 한 다선 의원은 "이번에는 결선투표가 있기 때문에 그전에 후보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鄭·金, 나란히 호남 출격…宋, 방미 직후 호남 방문
정 전 대표는 이날 전북 완주의 전통시장을 방문한 데 이어 정읍에서 열리는 전북도당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했다.
김 총리 역시 이 워크숍에 참석했지만 두 사람이 현장에서 조우하지는 않았다.
방미 중인 송 전 대표는 귀국 직후인 28일 전북 전주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전당대회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정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 전날인 지난 23일에도 광주와 전남 목포·화순을 훑었고, 김 총리와 송 전 대표 역시 지난 16일 전남 보성에서 열린 전남광주 당선인 워크숍에 나란히 참석한 바 있다.
호남은 민주당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는 '오월정신'의 본거지이자 권리당원 약 30%가 밀집한 '텃밭'이다. 이번 전대의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 역시 호남 민심의 향배라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주자들로선 이곳 표심을 선점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 당내서는 '충돌 비화' 우려…'코어지지층 이탈論'에 설왕설래
당내에선 이번 전대가 경쟁을 넘어 극한의 계파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벌써 당원들 사이에선 거센 표현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가 경쟁하는 이유는 서로를 쓰러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단단한 하나가 되기 위함"이라며 "경쟁의 끝에서 우리는 반드시 원팀으로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 역시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갈등 양상이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며 "국민들이 듣기에 얼마나 부끄럽나"라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떨어진 원인을 놓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유튜버 김어준씨가 이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을 '코어(핵심) 지지층 이탈에 따른 것'으로 진단한 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다.
옛 친문(친문재인)계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코어 지지층의 (지지도가) 떨어진 것은 맞다"며 "다만 (지지도 하락 원인을) 딱 칼로 무 베듯이 자를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원조 친명(친이재명)으로 불리는 김영진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느 지점을 코어 지지층으로 읽었는지 모르겠다"며 "(분석이)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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