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급전이 필요한 금융소비자를 노린 변종 차량담보대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불법 대부업자들이 차량을 맡기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준 뒤 주차비와 출장비, 수수료 등 각종 명목의 비용을 붙여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를 크게 웃도는 이자를 챙기는 방식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접수된 불법 차량담보대출 관련 신고는 총 12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두 달인 5~6월에만 9건이 접수되며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의 대출금액은 최소 25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 수준이었으며, 선공제와 주차비 등 부대비용을 이자로 환산한 결과 최고 이자율은 연 229%에 달했다.
피해자 연령대는 30대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2명, 20대와 40대, 50대가 각각 1명씩이었다. 거주지별로는 수도권이 9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근 불법사금융업자들은 차량담보대출을 가장해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우회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겉으로는 대출 이자를 낮게 표시하더라도 실제 거래 과정에서 주차비와 출장비, 보관료, 수수료 등을 별도로 요구하면 해당 비용은 이자로 간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계약서상 금리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피해 사례에서는 대출 실행 전 일정 금액을 먼저 공제하거나 차량 보관 명목으로 주차비를 요구하는 방식이 확인됐다. 또 차량을 담보로 맡긴 이후 채무자 동의 없이 차량을 운행해 과태료와 통행료를 발생시키고, 이를 다시 채무자에게 부담시키는 사례도 있었다.
낮은 이자 같지만 비용 붙으면 ‘고금리’
문제는 차량을 맡기는 순간 피해자가 협상력을 잃기 쉽다는 점이다. 불법 대부업자들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차량을 돌려주지 않거나, 할부금융사·리스사에 알리겠다며 압박하는 방식으로 추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채무자는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차량 반환을 위해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특히 할부 차량이나 리스 차량을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채무자에게도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 할부 차량은 차량 명의가 채무자 앞으로 돼 있더라도 할부금융사가 저당권을 갖는 경우가 많다. 저당권자 동의 없이 차량을 제3자에게 인도하면 저당목적물 은닉 등에 해당할 수 있다.
리스 차량은 더 주의가 필요하다. 리스 차량의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리스 회사에 있기 때문에 이용자가 임의로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금감원은 이 경우 불법 대부업자뿐 아니라 차량을 넘긴 채무자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차량담보대출 이용 전 등록 대부업체 여부와 실제 부담하게 될 비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등록 대부업자라도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를 받을 수 없으며, 선이자와 수수료, 보관료 등 명목과 관계없이 대출과 관련해 받은 금전은 이자로 판단될 수 있다.
불법사금융 피해가 의심될 경우 금감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나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 과다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는 서민금융진흥원이나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과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차량담보대출을 빙자해 주차비와 출장비 등 과도한 부대비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할부·리스 차량은 담보 제공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차량 인도를 조건으로 한 대출 권유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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