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부품사를 넘어 로봇 핵심 부품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상용화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그룹 내 로봇 양산 개발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서다. 자동차 부품 대량 생산에서 축적한 품질·원가·공급망 관리 역량이 로보틱스 산업에서도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BD)의 '아틀라스' 상용화 진척에 맞춰 액추에이터 설계 최적화와 생산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전기 신호를 물리적 움직임으로 바꾸는 장치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 구동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는 로봇의 성능과 신뢰성, 생산 원가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 부품으로 꼽힌다.
▲ 휴머노이드 시대 개막…현대모비스 미래 사업 '청신호'
최근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100% 확보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거래가 마무리될 경우 로봇 사업 추진 속도 역시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외부 주주와의 이해관계 조정 부담이 줄어들면서 연구개발(R&D) 투자와 생산 체계 구축, 상용화 전략 등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8년 전후로 예상되는 아틀라스 상용화 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역시 2028년 현장 적용을 목표로 미국 현지에 연간 35만개 규모의 액추에이터 양산라인 구축 계획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그룹 내 휴머노이드 수요와 안전재고 등을 고려하면 현대모비스가 담당할 액추에이터 물량이 100만개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 전망도 현대모비스의 사업 확장 기대를 키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수요는 내년부터 89억달러에서 오는 2032년 347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같은 기간 아틀라스 생산량은 약 500대에서 2만7000대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로봇 부품 매출도 단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액추에이터 매출은 내년 4030만달러에서 2032년 6억5120만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액추에이터 외 부품과 모듈, 개발 지원, A/S 등을 포함한 로보틱스 부품 매출은 오는 2032년 약 9억2120만달러(원화 기준 1조3358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아울러 현대모비스의 로봇 사업 매출은 2028년부터 2032년까지 5년간 약 3조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매출은 약 7560억원 수준이다. 자동차 부품 중심 사업 구조에 로보틱스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더해지면서 중장기 체질 전환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액추에이터는 휴머노이드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라며 "자동차 전동화 기술을 확보한 현대모비스는 로봇 산업 확대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車부품 성장 지속…신사업 체질 전환 위한 사업 재편은 과제
현대모비스의 강점은 풍부한 양산 경험이다. 휴머노이드 산업은 초기 기술 구현 단계를 넘어 성능과 신뢰성, 비용을 동시에 맞춰야 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은 극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고 대량 생산 과정에서도 품질 편차를 줄여야 한다.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자동차 부품 양산 역량이 로봇 산업에서도 경쟁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자동차 부품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듈·핵심부품 부문은 고부가가치 부품 중심의 제품 구성 개선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동화 부품 부문은 보급형 전기차 생산과 판매 확대에 따라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A/S 부문은 판가 현실화와 환율 효과 등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며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올해 현대모비스 매출은 66조780억원, 영업이익은 3조7180억원으로 전망한다. 내년에는 매출 약 72조5230억원, 영업이익 4조115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부품 본업의 안정적 성장에 로보틱스 사업이 더해질 경우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사업 재편 관련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현대모비스는 미래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램프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램프 사업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OP모빌리티와의 협의 과정에서 생산 자회사 노조는 고용 승계와 임금·근무 조건 유지 등에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생산직 중심 협의는 일부 진전을 보였지만 매각 절차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세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램프 사업부 매각은 현재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일정 등은 현재 확인할 수 없으며 주요 사항이 확정되면 공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로보틱스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중심의 사업 전환을 위해서는 기존 사업 구조 재편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미래 신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의 미래 경쟁력은 신사업 확대뿐 아니라 사업 구조 개편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느냐에도 달려 있다"며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향후 성장 전략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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