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KT가 KT클라우드를 다시 본사로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는 공식적으로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전략 재정비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KT클라우드는 2022년 4월 KT의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출범했다. 당시 KT는 통신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통신’ 전략의 핵심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분리했다.
성장성이 높은 사업을 독립 법인으로 키워 기업가치를 높이고, 향후 기업공개까지 추진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출범 이후 KT클라우드는 외부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IMM인베스트먼트와 IMM프라이빗에쿼티,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6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약 4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시만 해도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를 독립 성장 사업으로 키우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생성형 AI 확산 이후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는 단순 인프라를 넘어 AI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떠올랐다.
기업 고객은 이제 개별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통신망, 데이터센터, GPU 인프라, AI 플랫폼을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호하는 흐름이다.
이 때문에 KT 내부에서도 KT클라우드를 별도 법인으로 두기보다 본사와 더 밀접하게 결합해야 한다는 판단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AI 전환 사업을 키우려면 영업, 투자, 기술 개발, 인프라 운영이 하나의 전략 아래 움직여야 하는데, 조직이 나뉘어 있으면 의사결정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윤영 KT 대표가 최근 KT클라우드 재합병 가능성을 포함한 다양한 구조 개편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통신망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기업용 AI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야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경쟁사 움직임도 KT에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와 GPU 기반 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며 AI 인프라 기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통신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AI 데이터센터는 통신사들의 새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KT가 KT클라우드를 재흡수할 경우 가장 큰 효과는 패키지 경쟁력이다. AI 데이터센터, GPU 클라우드, 기업용 AI 서비스, 보안, 통신망을 하나의 상품처럼 묶어 대기업과 금융권, 공공기관에 제안할 수 있다. 이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 중요한 차별점이 될 수 있다.
특히 공공·금융 고객은 안정적인 통신망과 보안,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중요하게 본다. KT는 유무선 통신망과 기업 고객 기반을 갖고 있고, KT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운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두 조직이 다시 결합하면 기업용 AI 인프라 영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재합병이 쉽지만은 않다. KT클라우드는 이미 외부 투자를 유치한 독립 법인이다. 투자자와의 계약 조건, 기업가치 산정, 지분 구조, 향후 IPO 계획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사업 전략상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빠르게 합병을 결정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또 물적분할 당시 KT가 내세웠던 독립 성장 전략을 되돌리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KT는 클라우드 사업의 전문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분사를 추진했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재흡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전략 일관성에 대한 질문도 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AI 시대의 변화 속도는 KT의 선택을 압박하고 있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가 AI 사업의 기반이 된 만큼, 본사와 계열사 간 느슨한 협력만으로는 경쟁이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AI 인프라 시장에서는 투자 속도와 통합 제안 능력이 곧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KT클라우드를 재흡수하면 AI 데이터센터와 GPU 클라우드, 기업용 AI 서비스, 통신망을 하나의 패키지로 판매할 수 있다”며 “대기업, 금융권,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대형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M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