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오는 3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회생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 채권단과 피해자 단체까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홈플러스와 메리츠금융은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놓고 공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검찰도 홈플러스 재무 담당 임원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시작하며 수사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 법원 "30일까지 2000억원 조달 계획" 요구...메리츠·홈플러스 공개 충돌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에 오는 3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 이행을 위해 약 2000억원의 추가 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법원에 설명했으며, 법원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는 24일 일반노조와 공동성명을 내고 "파산만은 막기 위해 메리츠금융에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대출을 요청했고, MBK는 1000억원에 대한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메리츠금융이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30일까지 자금이 조달되지 않으면 파산을 피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중재와 지원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금융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홈플러스 회생 책임은 정부나 메리츠가 아니라 MBK와 김병주 회장에게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는 "일반인도 회생을 신청하면 재산 상태와 수입 내역 등을 모두 공개한다"며 "14조원 자산가인 김병주 회장과 50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MBK가 왜 1000억원 보증을 하지 못하는지 국내외 재산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1000억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이미 입금했다"며 "김병주 회장과 MBK가 보증하면 즉시 인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주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더 이상 수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민병덕 의원 "30만 민생 걸린 문제...1차 책임은 MBK"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가장 큰 피해는 노동자와 입점업체, 납품업체, 전단채 투자자 등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현재 상황은 30만명의 민생이 걸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MBK가 1000억원 규모의 보증 의사를 밝힌 만큼 메리츠금융도 회생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메리츠금융이 김병주 MBK 회장의 개인 보증 등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1차 책임은 MBK에 있다"며 "MBK는 투자금 회수에 집중하기보다 추가 자금 투입 등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병주 MBK 회장과 관련해서는 "수천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사안임에도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이후 책임 규명 절차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홈플러스, 검찰 수사 재개...대주주 책임론 더욱 커져
전단채 피해자 단체도 MBK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을 촉구하고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MBK의 '4000억원 지원' 주장이 현금 출연뿐 아니라 보증과 담보 제공, 대출 등을 모두 합산한 수치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현재까지 확인되는 순수 현금성 출연은 약 400억원 수준"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보증의 포장지가 아니라 실제 자본 출연"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주주가 먼저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며 오는 26일 MBK 본사 앞에서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검찰 수사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최근 홈플러스 재무 담당 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사건 재배당 이후 첫 피의자 조사로, 검찰은 이를 시작으로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은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숨긴 채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한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법원이 요구한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 제출 시한이 오는 30일로 다가온 가운데, 추가 운영자금 확보와 MBK의 자금 출연 여부, 검찰 수사 결과가 홈플러스 회생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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