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등 증거보전' 황교안측 신청은 법원서 또 기각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정지수 양수연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잠실 개표소'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에 있는 개표 물품을 반출해달라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요청했다.
2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체육회를 담당하는 문체부는 지난 22일 선관위에 이 같은 내용의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문체부는 공문에서 선관위가 핸드볼경기장 내 개표 관련 물품을 보관할 의무가 있는 만큼, 조속히 경기장 바깥으로 반출해 경기장에 입주한 체육단체들이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체부는 연합뉴스에 "공문에서 전달한 내용 외에는 별도 입장을 밝힐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개표소 안에는 송파구 전역의 투표함 약 380개와 투표지, 투표록·개표록 등이 시위대의 봉쇄 조치로 인해 반출되지 못한 채 3주째 남아있다. 시위대는 이 물품들이 선거 부정의 증거라며 개표소 바깥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게 모든 출입구와 창문을 봉쇄하고 있고, 내부로의 진입도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 보관돼 있던 장비 등을 챙기지 못하고 출국하거나, 내부 사무실에서 처리해야 하는 체육단체의 행정 업무가 지연되는 등 체육계의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대관 공연의 주최 측도 언제부터 공간을 사용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진 국면에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다음 달에는 17∼19일 동방신기 유노윤호, 31일∼8월 2일 밴드 엔플라잉 등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당초 4∼5일 열릴 예정이었던 가수 박서진의 콘서트는 결국 12일 전에 취소됐다.
봉쇄 시위가 장기화하며 송파구선관위가 올림픽경기장 소유 주체에게 지불해야 할 대관료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선관위는 핸드볼경기장 대관료로 1천500만원을 납부했다. 당초 계약기간은 지난 1일 오전 7시부터 4일 오전 7시까지로, 하루 500만원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 이날 오전 7시까지 선관위가 지불해야 할 21일의 추가 대관료는 1억500만원에 이른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핸드볼경기장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임차료 청구에 따라 납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문체부의 개표 물품 반출 협조 요청에 대해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찰과 행정안전부에 물품 반출 협조 요청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강제 진입 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상황 관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앞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투표함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사안이 해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황교안 대표가 이끄는 자유와혁신 측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부(주진암 부장판사)가 핸드볼경기장 내 투표함, 투표지, 개표록, 선거록 등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 항고를 지난 23일 기각했다.
이들은 투표지 부족 사태가 투표 및 개표 결과에 실질적 영향을 미쳤다며 개표소에 보관 중인 투표함과 투표록 등을 보존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이 보존 결정을 내리면 물품들은 법원이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게 된다.
하지만 동부지법은 지난 12일 "증거 보존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는다"며 신청을 기각한 데 이어, 이에 불복한 항고 역시 기각했다. 법원은 자유와혁신이 요구한 증거물은 선관위가 보존할 예정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자유와혁신 측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법원이 소극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재항고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은 앞서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였던 김정철 최고위원의 증거보전 신청 사건에서도 투표함과 투표지 등에 대한 신청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see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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