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4 ‘잭팟’ 터진 날…이재용, 천안 공장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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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HBM4 ‘잭팟’ 터진 날…이재용, 천안 공장 달려갔다

투데이신문 2026-06-25 13:17: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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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유럽 출장을 마치고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유럽 출장을 마치고 지난 3월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생산 거점인 충남 천안사업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2023년 2월 이후 약 3년 만의 방문으로, 현장 점검을 넘어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강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틀 전 천안사업장 C1·C2 라인을 방문해 사업장 운영 현황과 생산 계획, 기술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이어 직접 방진복을 착용하고 HBM 패키지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생산 및 품질 경쟁력을 점검했다. 천안사업장은 AI 반도체의 최후 공정인 HBM 패키징(후공정)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의 중요 거점이다.

이 회장의 방문 시점은 HBM4의 초기 성과와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했고, 약 130일 만에 누적 매출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돌파했다. 이달 말에는 12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연내 100억달러 규모 매출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규 메모리 제품이 양산 첫해에 이 같은 매출을 기록한 것은 반도체 업계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 회장의 행보를 현장 점검 이상의 의미로 보고 있다. 지난 22일 삼성전자가 보통주 기준 26년 만에 국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잠시 내준 직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시총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00년 11월 21일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기술 경쟁력이 곧 기업가치로 직결되는 만큼 시장의 시선은 HBM 경쟁력에 집중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문 시점이 시총 역전 직후라는 점에서 시장 메시지를 배제하기 어렵다”며 “HBM 경쟁이 곧 기업가치 평가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현장 점검은 기술 리더십을 재확인하려는 행보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기술적으로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공급 안정성 관리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HBM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의 HBM 매출액(23조7000억원)이 전년 대비 18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29%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도 내년 HBM 매출이 올해 대비 3배 이상 증가를 예상하며, D램 가격 상승과 HBM 출하 증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며 기대를 높였다. 지난달 29일 업계 최초로 7세대 HBM4E 12단 샘플을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축포를 쐈다. 해당 제품은 내년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 ‘루빈 울트라’ 탑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약 3개월 간격으로 HBM4 양산과 HBM4E 샘플 공급을 진행하며 AI 메모리 시장에서 차세대 제품 개발과 공급 일정을 가장 빠르게 추진하는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더욱이 글로벌 AI 수요 확대는 호재다. 브로드컴, 구글, 아마존,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칩(ASIC) 개발을 확대하면서 HBM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97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로직,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종합반도체기업(IDM) 구조를 바탕으로 설계부터 첨단 패키징까지 일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

이 회장의 이번 사업장 방문은 생산 체계와 공급 대응력을 동시에 점검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회장급 현장 방문은 통상적인 경영 활동이지만, HBM4 생산라인이라는 점에서 단순 점검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공급 대응력과 생산 체계를 함께 점검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호남권 반도체 투자 가능성이 언급되는 현 시점을 감안해 삼성전자의 향후 투자 방향과 연결된 행보로 분석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HBM 핵심 생산라인 점검은 생산 거점 확대를 염두에 둔 사전 점검 성격이 있다”며 “국가 균형발전 기조와 맞물려 반도체 생산기지의 지방 확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는 신규 투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HBM 경쟁의 승패가 제품 개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HBM 경쟁은 제품을 먼저 내놓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고객사 일정에 맞춰 안정적으로 양산하고 품질을 검증하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삼성전자가 천안 패키징 라인을 직접 챙기는 것은 차세대 AI 메모리 공급 경쟁에서 실행력을 높이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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