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32강 진출을 염원하는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를 붉게 물들였지만 끝내 웃지 못했다.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대1로 패하며 조 3위로 내려앉았고, 32강 진출 여부는 다른 조 결과를 지켜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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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린 25일 오전 광화문광장은 경기 시작 전부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시민들은 일제히 태극기를 흔들었고 킥오프와 함께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함성이 광장을 메웠다. 이강인의 슈팅이 골문을 비껴갈 때마다 탄식이 터졌고 김승규 선방에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후반 들어 손흥민이 투입되자 분위기는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후반 18분 남아공 마세코에게 결승골을 허용하자 광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고 일부 시민들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럼에도 “흥민이형 해줘”를 외치며 마지막까지 대표팀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이어졌다.
오전 11시 15분 기준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소방당국 추산 약 3만 명이 모였다. 경기 막판 코너킥 기회마다 시민들은 숨을 죽였지만 끝내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광장은 박수보다 한숨이 먼저 흘렀고 시민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하나둘 발길을 돌렸다.
취업준비생 김기영(25) 씨는 “공격이 너무 답답했다. 이대로면 한 골 더 먹힐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연가를 내고 광화문을 찾은 조병은(34) 씨는 “손흥민을 벤치에서 시작한 이유를 끝내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도 침울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주최 측 추산 8200명(경찰 추산 3500명)이 대형 전광판 앞을 가득 메웠지만 후반 실점 이후 응원 함성은 탄식으로 바뀌었다. “이게 뭐야”라며 고개를 떨구는 시민들이 늘었고 홍명보 감독이 화면에 비칠 때마다 일부에서는 야유도 나왔다. 사회자가 “마지막 공격입니다”를 외치자 시민들은 끝까지 “대한민국”을 연호했지만 마지막 헤딩마저 골키퍼 품에 안기며 응원은 허무하게 끝났다.
연차를 내고 여의도를 찾은 서병진(37) 씨는 “너무 허무하다. 처음부터 손흥민을 투입하지 않은 선택이 아쉽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을 쪼개 응원에 나선 직장인 김준하(20대) 씨는 “점심도 미루고 봤는데 결과가 너무 아쉽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조별리그를 1승 2패, 조 3위로 마쳤다. 32강 진출 여부는 다른 조 경기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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