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은마 재건축, 늦어지는 현실…"내년 여름 이주엔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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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은마 재건축, 늦어지는 현실…"내년 여름 이주엔 물음표"

르데스크 2026-06-25 12:19: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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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최근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에 진입한 가운데 조합은 2027년 여름 이주를 목표로 내놓고 있지만 실제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에도 관리처분계획인가와 각종 심의·협의 절차가 남아 있는 데다 4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 특성상 예상보다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조합이 제시한 일정은 사업 추진 의지를 반영한 목표에 가깝고 실제 이주 시점은 향후 인허가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내년 여름 이주 가능할까"…현장선 "일정 촉박" 전망 우세

 

지난 12일 강남구청에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한 은마아파트 조합은 내년 여름방학 시기를 목표로 이주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비업계와 현장에서는 사업 추진 속도를 감안할 때 해당 일정이 현실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합은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 관리처분계획인가 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7년 여름방학 시기에 맞춰 이주를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일정도 함께 제시된 상태다. 

 

그러나 정비업계에서는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이 곧바로 이주 단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은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에도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인가, 이주계획 확정, 각종 행정 협의, 철거 준비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은마아파트처럼 4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는 이해관계자가 많아 일반 재건축 사업보다 행정 절차가 복잡한 편이다.

 

▲ 한보 은마아파트 일대. [그래픽=장혜정, 배경이미지=google/ⓒ르데스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은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실제 이주까지는 상당한 절차가 남아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 내년 여름 이주를 전제로 일정을 계산하면 현실적으로 상당히 촉박한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사례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개포주공 6·7단지는 지난해 11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최종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정비업계에서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일수록 인허가 과정에서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은마아파트만의 변수도 존재한다. GTX-C 노선이 단지 하부를 통과하는 만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안전성과 공사 연계성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도 일정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와 강남구가 정비사업 활성화 기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법정 절차 자체를 크게 단축하기는 어렵다"며 "은마아파트의 경우 사업 추진 의지는 강하지만 현재 단계에서 내년 여름 이주를 현실적인 일정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민들 사이에서도 기대와 신중론이 공존한다. 일부 주민들은 사업이 본격화되는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재 단계에서 이주 시점을 특정하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은마아파트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정말 내년 여름에 이주한다면 사실상 내년 봄부터는 새로운 집을 구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현실감이 크지 않다"며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실제 일정은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리처분인가 등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주변에서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대치동 학군 따라 움직인 학부모…"정말 내년 여름에 이주해도 갈 곳 마땅치 않아"

 

▲ 은마아파트는 1976년에 준공된 아파트인 만큼 대부분 내부 수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은 아파트 단지 모습. ⓒ르데스크

 

향후 은마아파트 이주가 현실화될 경우 강남권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4000가구 이상 규모의 대단지로 단일 단지 기준 강남구 최대 수준이다. 이주가 본격화될 경우 대치동 학군 수요와 맞물려 강남구는 물론 서초구와 송파구 등 인접 지역으로 전세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영향 역시 실제 이주 시점이 확정된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단계에서는 조합이 제시한 일정과 실제 이주 시점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학부모들 역시 당장 내년 여름 이주 가능성에 대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대치동 학군 접근성이 뛰어난 반면 인근 주요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학군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곳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면적 77㎡(약 23평) 전세 매물은 약 7억5000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학원가 접근성이 좋은 매물은 약 8억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인근 대치삼성래미안 전용 85㎡(약 26평)는 약 13억5000만원 수준에 매물이 나와 있으며 대치현대아파트 전용 60㎡(약 18평) 역시 7억400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학부모 이화정 씨(51·여)는 "현재 6억원대 전세 매물에 거주하고 있는데 재건축으로 인해 이주해야 한다면 대치동 학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곳을 우선적으로 찾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며 "2년 전 입주할 때도 아파트는 오래됐지만 예산 범위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 은마아파트였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언제 이주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실제로 이주가 진행된다면 차량 통학이 가능한 지역을 우선 고려하게 될 것 같다"며 "그마저도 어렵다면 인근 빌라나 다른 형태의 주거지를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은마아파트 대부분 주민들은 자녀들 학업을 위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은 대치동 학원가의 모습. ⓒ르데스크

 

김유겸 씨(44·남)는 "아이 학군 때문에 이곳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이주 시 선택지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현재 보증금 수준으로 비슷한 조건의 주거지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조합이 제시한 내년 여름 이주 계획은 사업 추진 목표로 볼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달성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일정이라고 평가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은마아파트처럼 수천 가구 규모의 대단지 재건축 사업은 일반 정비사업보다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이해관계자도 많다"며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이후에도 관계기관 협의와 심의,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인가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현재 시점에서 내년 여름 이주를 확정적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와 강남구가 정비사업 활성화 기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건축 사업은 법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일정 단축에는 한계가 있다"며 "특히 은마아파트는 GTX-C 노선과 관련된 검토 사항 등 다른 단지보다 고려해야 할 변수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정석 단국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재건축 사업에서는 조합이 사업 추진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비교적 빠른 목표 일정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목표 일정과 실제 일정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에도 관리처분계획 수립, 이주 대책 마련, 각종 행정 협의 등 상당수 절차가 남아 있다"며 "대규모 재건축 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일정이 조정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은마아파트 역시 향후 인허가 진행 상황과 시장 여건에 따라 실제 이주 시점이 조합이 제시한 목표보다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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