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자, 산업 논리로 결정해야"…지역 정치권 공동 대응 움직임
구미시 "반도체 팹 유치 위해 평당 1천원에 부지 제공" 파격 제안도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반도체 호남권 투자설을 둘러싸고 대구·경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TK 국회의원들은 정부에 투자 결정 과정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고, 구미시는 반도체 팹 유치를 위해 산업용지를 평당 1천원에 공급하는 파격 지원 방안까지 제시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국회의원 일동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광주·전남권 제2국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관련해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산업정책이 정치적 논리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반도체 산업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국가 전략산업"이라며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인력, 전력, 용수, 연구개발 역량, 공급망, 물류체계, 기업 생태계 등 철저한 경제성과 산업 논리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경북은 이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핵심 거점이며 구미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전자산업 기반과 첨단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구·경북은 로봇산업, 미래차,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미래 첨단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왔으며, 국가 균형발전의 또 다른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된 모든 정책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민간기업의 투자 판단에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되지 않도록 하라"면서 "산업 경쟁력과 경제성 원칙에 따라 국가 전략산업을 추진하고, 지역 균형발전도 특정 지역 집중이 아니라 각 지역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일부 의원은 개별적으로 입장을 내기도 했다.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칩 하나를 만드는 데 몇 주의 시간이 필요한 반도체 특성상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반도체 산업의 핵심이다. 가장 원전이 많은 경북은 왜 배제되어야 하냐"며 "광주·전남 통합은 일사천리, 대구·경북 통합은 발목 잡더니 또다시 호남 특혜, 영남 소외 아니냐"고 지적했다.
권영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표 균형발전은 호남만을 위해 다른 지방을 들러리로 세우는 것이었나"라며 "지역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기만적이고 정략적인 균형발전정책을 버리고 동서 화합과 국가균형발전의 상식과 대의로 전환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와 관련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전날 "국가 전략산업 투자 결정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것 자체가 매우 우려스럽다"며 "기업의 정상적인 의사결정 절차가 지켜졌는지, 입지와 시장성에 대한 객관적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정부와 기업 사이에 특별한 거래나 정치적 압박은 없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수도권에 첨단산업 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고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방향이다"라면서도 "다만 기업 투자가 정치권의 압박이나 분위기에 따라 약속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썼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날 구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산업의 미래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최적의 입지"라며 "투자 유치를 위해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 2단계 부지를 평당 1천원 수준에 공급하는 방안까지 포함한 전례 없는 지원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대구에서는 수성 알파시티 내에 추진 중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립의 핵심 사업자인 SK가 그룹 내 사업 재편으로 투자가 불투명해지면서 데이터센터 건립사업 전망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SK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고 SK를 대체할 사업자를 물색하고 있다"며 "사업 자체가 무산 우려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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