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의원들 "정치논리 안돼"…한동훈 "반도체가 명청대전용 총알"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권희원 이율립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 등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국민의힘이 벌집을 쑤신 듯 발칵 뒤집혔다.
지도부는 이재명 정부가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 당심을 얻고자 기업의 팔을 비튼다며 견제에 나섰고, 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의원들은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로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장동혁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직접 니가 가라 호남'을 압박하고 있고, 청와대 김용범은 초과이익 분배를 또 끄집어냈다. 민주당은 미실현이익까지 과세하겠다고 나섰다"면서 "거위 배를 가른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지방선거 이전부터 새만금 지역으로 반도체 공정을 이전하라는 요구가 나오더니, 드디어 7월 1일 전남광주통합시 출범에 맞춰서 발표할 것이라든가 민주당의 전당대회 과정에서 호남 민심을 얻을 비장의 카드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반도체 호남 이전이 내란 청산, 내란 종식이라는 얘기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산업현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반도체 하나만이라도 나라의 미래를 위해 아끼고 가꿔야 할 산업임에도 정권의 목적에 의해 팔 비틀기식으로 결정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신동욱 최고위원도 "정부가 이 중요한 반도체 산업을 잘못 이해해서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불쏘시개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께 말씀드린다. 아무리 권력이 무서워도 권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이고 국가의 백년대계다. 다시 한번 검토해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결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 출신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금 중요한 것은 지역 간 경쟁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이 대전환의 역사를 주도하고 마침내 실현해내는 것이야말로 2028년 총선 승리 전략이자 2030년 집권 플랜"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TK를 홀대하고 있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대구시당위원장인 이인선 의원 등이 '국민의힘 대구·경북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낭독한 회견문에서 이들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산업정책이 정치적 논리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계 각국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반도체 패권 경쟁에 나서는 상황에서 대한민국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린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과 기업, 그리고 국가 경쟁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면서 "민간기업의 투자 판단에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되지 않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회견에는 윤재옥·김승수·권영진·이만희·임종득·최은석·김기웅·이진숙·우재준·이상휘 의원도 동행했다.
TK가 아닌 의원들 가운데서도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라 망치려고 작정했나. 일본 반도체도 공장을 전국으로 쪼개다 생태계 파편화되고 경쟁력을 잃었다"고 썼고, 재선 박정하 의원은 "정권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기업이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라면 그것은 '산업정책'이 아니라 명백한 '정치개입'"이라고 성토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반도체공장 입지 결정을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 전대용 총알로 쓰면 안 된다"며 "균형발전은 중요한 정책목표이지만 전략산업의 입지를 정치가 먼저 지정하는 순간, 우리는 균형도 경쟁력도 모두 잃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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