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한가운데 1·2'·'말과 말의 술래잡기'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 윗집 부부 = 황보름 지음.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작가 황보름이 4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장편소설.
무심하고 까탈스러운 70대 노인 오경직이 저출산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위해 움직이기로 결심하고, 윗집 부부에게 다가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경직의 윗집에 사는 부부는 턱걸이하듯 혹은 철봉에 매달리듯 서울살이를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다. 매일 고된 식당 일을 해나가는 부부를 보며 경직은 이들에게 과연 아이를 낳으라고 말 할 수 있는지 도통 모르겠는 심정에 빠진다.
책은 아이를 낳기 힘들게 만드는 한국 사회의 현실과 노동환경, 세대 간의 대화 단절 등을 다룬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저출생 문제를 소재로 가져온 데 대해 대한민국의 초저출산이 여러 해 이어질 경우 "되돌릴 수 없다"고 한 영상을 보았고, 이 '되돌릴 수 없다'는 문장이 자신에게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작가는 이 같은 사회적 현상 아래 놓인 개개인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삶을 선명하게 드러내려 했다고 말한다.
클레이하우스. 328쪽.
▲ 폭풍 한가운데 1·2 = 패트릭 화이트 지음. 박유진 옮김.
197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호주 작가 패트릭 화이트의 대표작이다.
강한 존재감으로 가족과 주변을 지배했으나 이제 죽음을 앞둔 노년의 여인, 엘리자베스 헌터의 임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족 소설이다.
죽음이나 화해가 아닌 인간이 끝내 서로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방식 그 자체를 다룬다.
소설 속 인물들은 가족 혹은 주변인으로 서로 긴밀한 관계 속에 있으면서도 정서적으로는 완전히 닿지 못하는 존재들로 그려진다. 각 인물은 자신만의 내면에 고립된 채 살아가며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거리와 단절을 통해 인간관계의 근원적인 한계를 드러내며, 헌터의 죽음은 폭풍이 사라지듯 하나의 자연현상이 끝나는 순간처럼 그려진다.
1973년 작으로 국내 초역이다. 50여년 전에 쓰인 이 작품은 가족의 붕괴와 나이든 부모의 거취와 간병, 요양에 대한 경제적 문제, 타지에서 온 이방인과 성소수자의 삶도 간접적으로 다룬다.
폭풍 한가운데 1·2 = 잔상. 428쪽·528쪽.
▲ 말과 말의 술래잡기 = 사이토 마리코·정수윤 지음.
한국과 일본의 번역가이자 시인 또는 소설가, 에세이스트로 활동하는 두 작가가 편지를 통해 문학과 번역, 예술과 삶에 관한 생각을 나눈 책이다.
사이토 마리코는 젊은 시절 서울에서 한국어를 익히고 한국어로 쓴 시집을 펴낸 뒤 한국문학을 번역해왔다. 정수윤도 젊은 시절 도쿄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문학을 번역하며 소설과 에세이를 썼다.
한국 출판사 돌베개와 일본 출판사 이와나미쇼텐이 공동 출간했다. 두 작가의 편지는 연재 지면을 찾던 한국 편집자에게 일본 편집자가 화답하며 2024년 봄부터 올해 봄까지 이와나미쇼텐의 월간지 '세카이'에 실렸던 것이다.
돌베개. 312쪽.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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