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엿새간의 입원 치료를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가운데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현재 당 상황을 "리더십이 손상된 상태"라고 진단하면서도 지도체제 개편 여부는 최고위원 개인의 판단이 아닌 당 전체의 총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장 대표의 건강 상태와 당내 지도체제 논란, 최고위원 사퇴론, 정점식 원내대표의 역할, 한동훈 무소속 의원 복당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장 대표를 병문안한 사실을 공개하며 "지금 상황이 엄중한 만큼 당 대표로서 역할을 잘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며 "리더십이 손상됐다는 비판이 많은 만큼 어떻게 리더십을 회복할 것인지 제 나름의 생각도 전달했고, 우선 건강을 회복해 빨리 복귀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우선 건강 회복이 중요"
김 최고위원은 장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던 것으로 안다"며 "혈압을 비롯한 여러 검사 지표가 좋지 않아 입원해 휴식을 취하라는 진단을 받았고, 수면제 처방을 받아 오랫동안 잠을 자면서 안정을 취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부 공동 책임을 지고 있는 최고위원으로서는 당 대표가 리더십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당 대표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대표 면전서 사퇴 요구'는 영 안 서는 상황"
장 대표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당내 리더십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김 최고위원은 "당 대표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당 대표 역할을 하기 어렵다"면서도 "당 대표의 역할을 회복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당내 분위기를 설명하면서 정치권에서 흔히 사용하는 표현을 빌려 "당 대표 면전에서 사퇴하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그것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정도라면 '영이 안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런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면 그것은 최고위원회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도부 내부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최고위원 사퇴로 해결될 문제 아냐…당 노선부터 정리해야"
일각에서 거론되는 최고위원 연쇄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최고위원은 "숫자로는 선출직 최고위원 4명이 사퇴하면 지도체제가 무너지는 것이 맞다"면서도 "지금 문제는 장동혁 대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 책임론에서 시작됐지만 사실 지방선거 이전부터 우리 당의 노선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 이어져 왔다"며 "지금은 우리 당의 노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고위원 한두 명이 사퇴해서 결론을 낼 사안이 아니라 총의를 모아 우리 당의 노선과 그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의 역할을 판단해야 한다"며 "총의가 모아진다면 최고위원들은 그에 따르는 것이 맞지만, 그 이전에 몇몇 최고위원이 먼저 결정을 내려버리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동욱 최고위원의 입장과 관련해서는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큰 방향에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그분의 생각은 그분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전당원 재신임도 가능하지만…총의부터 모아야"
장 대표가 전당원 재신임 투표를 선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원들의 의사를 물어 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 과정에 이르는 방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당원들이 그런 방식에 대해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 역시 총의를 모아가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당은 정견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동시에 의사를 모아가는 과정을 거치는 조직"이라며 "겉에서 보기에는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어느 순간 총의를 모으는 과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점식 역할론 언급…갈등설에는 "갈등 일으킬 분 아니다"
김 최고위원은 정점식 원내대표의 역할에 대해서도 "원내대표는 원내 상황의 대표이고 최고 결정권자이지만 당무에 관한 권한은 당 대표에게 있다"면서도 "현재는 당 전체의 총의를 모아가는 과정인 만큼 원내에서 의원들의 의사를 모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총회를 통해 장 대표 거취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다"며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낼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장동혁 대표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당원과 지지층을 포함한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간 갈등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최고위원은 "정점식 원내대표는 굉장히 인품이 훌륭한 분이고 원만한 분"이라며 "갈등을 일으킬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불화설에 대해 정 원내대표의 성품을 언급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또 자신도 장 대표에게 "퇴원하면 초선·재선·3선 의원들을 폭넓게 만나고, 당 원로와 상임고문, 정계 원로들의 의견도 직접 들어보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고, 반대로 설득해 우군을 만들 수도 있다"며 "그런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정점식 '빠른 결론' 언급도 숙의 의미…당장 결론 아니라는 해석"
정점식 원내대표가 최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김 최고위원은 즉각적인 지도체제 정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우리가 보기에 '최대한 빠른 시일'이라는 것은 조금 시간을 두고 해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미"라며 "보통 빠른 시일이라고 하면 오늘내일을 뜻하지만 그런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도 '2월까지야 가겠느냐'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그보다는 훨씬 전이겠지만 당장 결론을 내리자는 취지는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 사이의 갈등설이 제기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공개적인 평가를 자제하면서도 지도체제 문제는 특정 인물 간 대립이 아니라 당 전체가 방향을 정해가는 과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저에게도 사퇴하라는 분들이 엄청 많았고, 반대로 사퇴하지 말라는 의견도 많았다"며 "저 나름대로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지금 공개적으로 말하면 또 다른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을 갖고 총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충분한 숙의를 거쳐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동혁은 신념 강한 정치인…대표직 고수도 그런 판단"
장 대표가 대표직을 고수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정치적 신념을 이유로 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장동혁 대표는 본인의 방향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치인으로서 신념이 확고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공적인 목표로 환원해 그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며 "장 대표도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방향이 당의 미래와 연결돼 있다고 판단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오늘내일 처리 어려워…국회의원들도 신중한 분위기"
국민의힘 지도체제에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최고위원은 "제가 접한 많은 국회의원들도 오늘내일 당장 이 문제를 처리하기에는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아직 총의가 모이지 않았고 논란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논란을 조금 더 숙의를 거쳐 해결하자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당은 과거 너무 성급하게 결정을 했다가 좋지 않은 결과를 겪은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순간에 결행하는 것보다 충분히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몇 명의 결정권자가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방식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반감이나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집단지성을 통해 자연스럽게 총의가 모아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그 과정 자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복당 방향 맞지만…합의와 숙의 거쳐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비슷한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안다"며 "당내에서도 이 문제는 시간을 두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해결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 의원도 '장강의 흐름'을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며 "저 역시 방향은 분명히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방향이 맞다고 해서 곧바로 결론을 내릴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에는 합의와 숙의가 필요하다"며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요한 적십자사 회장 적임자…정치적 의미는 더 지켜봐야"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출된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인요한 전 의원은 의사로서 인도적인 활동을 많이 해왔고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맡은 것 자체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어떤 판단으로 인요한 전 의원을 임명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정치적인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와 별개로 인요한 전 의원이 맡게 된 것은 상당히 좋은 일이고 축하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적십자사의 역할을 고려하면 인요한 전 의원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장 취임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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