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벗은 여성' 포용 이미지 연출…반체제세력 포섭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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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히잡벗은 여성' 포용 이미지 연출…반체제세력 포섭 시도

연합뉴스 2026-06-25 10:00: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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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부 영상서 여성들 '정권 지지' 발언…히잡벗고 집회도 참석

페제시키안 대통령 "차이 인정해야"…경제난·민심분열 위기 돌파 나서

지난 5월 13일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친정부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 지난 5월 13일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친정부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이란 정부가 탄압 대상이었던 히잡 벗은 여성들까지 포용하며 새로운 형태의 폭넓은 민족주의를 선전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최근 이란 친정부 세력은 과거 시위대였던 이란인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을 계기로 정권을 지지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해왔다.

특히 친정부 성향 영화감독 호세인 샤마그다리가 제작해 올린 영상에는 이란 정권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통했던 히잡 벗은 여성들이 등장한다.

핑크색 상의와 청바지를 입고 곱슬머리를 어깨 위로 흘러내린 한 젊은 여성은 카메라 앞에서 "나는 이슬람 공화국이나 최고 지도자를 지지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전쟁의 시작을 떠올리며 생각을 재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지 민병대가 싸우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 없었을 것"이라며 과거 히잡 벗은 여성들을 탄압했던 이란 군대를 찬양했다.

이 같은 발언이 얼마나 진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영상 속 인물이 답변을 강요받은 징후는 거의 없으며, 실제로 많은 자유주의 성향 이란인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고 NYT는 전했다.

이란에서 여성의 히잡 착용은 여전히 법적 의무이며, 이를 어기면 체포되거나 태형에 처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많은 여성이 히잡 착용 의무를 공공연히 무시해 이란 거리에서 히잡 벗은 여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란 친정부 집회에서도 히잡 벗은 여성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지난 12일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친정부 집회에 참석한 여성 지난 12일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친정부 집회에 참석한 여성

[UPI=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이란 사법부는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이 집 안에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국영 IRNA 통신의 편집장을 소환했다.

하지만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곧바로 편집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당국이) 당장이라도 체포해야 한다고 말하는 바로 그 여성들이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을 당신들(국영 언론)도 보여주지 않았느냐"며 "우리는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이러한 차이를 적대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살아남았으며 현재 진행 중인 평화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경제난이 심화하고 전쟁 직전 나라를 뒤흔든 반정부 시위 여파로 민심은 분열된 상태다.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란 정부는 외세의 공격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이용, 핵심 지지층을 넘어서 폭넓은 계층을 아우르는 통합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고 NYT는 짚었다.

전쟁과 내부 분열로 위기에 직면한 이란 정부가 이제 전쟁에 맞서 같은 편에 서 있는 사람들의 차이를 기꺼이 눈감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중동 전문 싱크탱크 DAWN의 이란 전문가 오미드 메마리안은 NYT에 "수십년간 히잡 의무화는 이슬람 공화국 지지자와 반대자 사이의 깊은 단층선 중 하나였다"며 "전쟁 이후 이란의 주요 정치·사회적 단층선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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