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국들, 트럼프 이란합의 '재앙적 전환점'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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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국들, 트럼프 이란합의 '재앙적 전환점'될까 우려"

연합뉴스 2026-06-25 09:55: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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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거주자들 환멸 토로…"농락당했다"

공개적으로는 비판 않고 대미관계 강화 입장 고수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아부다비 왕세자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아부다비 왕세자

(UAE 대통령궁 제공 아부다비 EPA=연합뉴스) 2026년 6월 24일 UAE 아부다비에서 칼레드 빈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자(오른쪽)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UAE 대통령궁 제공 사진. 보도용으로만 사용 허용. 판매 금지] 2026.6.24.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페르시아만의 미국 우방국들이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체결한 합의가 '재앙적 전환점'이 될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수십년간 이 지역의 아랍 국가 지도자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여기고 자국 안보의 초석으로 삼아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은 "더 거래적"이다.

2018년 10월 한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왕이여, 우리가 당신을 보호하고 있소. 당신은 우리 없이는 그 자리에 2주도 못 있을 수도 있소. 당신은 당신의 군대 비용을 내야 하오"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듬해인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 시설들이 공격받아 왕국의 원유 생산이 절반가량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이는 사우디가 최근 수십년간 겪은 최대 규모 피해였다.

당시 예멘 후티 반군이 자신들이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이란은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했으나, 사우디와 미국 등 서방측은 이란이 배후였으리라고 보고 있다.

미국은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하고 공격을 규탄했으나 별다른 보복 조치는 하지 않았으며, 걸프 국가들은 자신들을 위해 이란에 맞서려는 미국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지속적 의문을 품게 됐다.

트럼프 집권 2기가 되자 걸프국 지도자들은 이런 점을 유념하고 미국에 수조 달러(수천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 첫 순방지로 이 지역을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5월 페르시아만 국가들을 순방하면서 카타르 도하에서 "우리는 이 나라를 보호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약속은 올해 가장 큰 시험대에 올랐다고 CNN은 지적했다.

쿠웨이트 왕세자와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쿠웨이트 왕세자와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쿠웨이트시티 AFP=연합뉴스) 2026년 6월 24일 쿠웨이트시티 바얀궁에서 사바 칼레드 알하마드 알사바(왼쪽) 쿠웨이트 왕세자가 마코 루비오(오른쪽) 미국 국무부 장관과 회담 후 악수하고 있다. (Photo by Eric Lee / POOL / AFP) 2026.6.25.

걸프국들은 역내 분쟁을 피하려고 애써왔으나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상대로 올해 2월 28일 전쟁을 개시했고, 페르시아만 전역이 이란의 맹렬한 보복 공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역내 정부들은 미국의 보호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연구원 하산 알하산은 지난주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임시 휴전 합의는 미국이 이 지역에서 후퇴하는 더 큰 흐름의 일부라며 "아랍 걸프 국가들의 관점에서 이란 전쟁은 역내 안보 질서의 재앙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CNN에 "미국의 걸프 이탈과 이란으로의 금융·경제 자원 유입은 테헤란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랍 걸프국들은 이란-미국 휴전 합의를 촉진하고 지지했다. 그들에게는 나쁜 합의도 전쟁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3일부터 25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국들을 순방하면서 각국 지도자들과 걸프협력회의(GCC) 관계자들을 만나 워싱턴의 안보 공약이 여전히 온전하다고 우방국들을 설득할 예정이다.

걸프국들은 당분간 안보나 경제 동반자로서 미국을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걸프국들은 이미 군사 조달 경로를 다변화하려고 시도 중이며, 미국제 무기 일변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튀르키예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또 이란과의 역내 불가침협정 등 장기적 공존 방안을 보다 더 진지하게 고려하려는 분위기도 역내 당국자들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한편 24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UAE 두바이 현지 거주자들 인터뷰를 통해 UAE 측이 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소개했다.

두바이 소재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 골프를 치러 온 영국 출신 버티 존스(23)는 WP에 "사업 측면에서, 나는 그가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나는 그에 대한 모든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런던에서 와 보험업계에서 일하는 톰(30)은 트럼프가 전쟁 중에 종전이 임박했다는 거짓 약속을 되풀이해 그를 신뢰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면서 "그는 끔찍한 지역 불안정을 초래했다"며 "누구라도 그를 좋아하기 정말 어렵게 됐다"고 WP에 말했다.

자문업체 '글로벌 포시빌리티즈'의 창립자인 사업가 오마르 알 부사이디(40)는 트럼프에 관해 "솔직히 말해, 기대가 컸다"며 "하지만 우리는 농락당했다"고 평가했다.

UAE의 억만장자 칼라프 알 합투르는 최근 공개서한을 내고 트럼프가 "우리 지역을 전쟁으로 끌고 들어갔다"며 "위험한 결정"을 내린 트럼프를 비난해 화제가 됐다.

다만 UAE 당국자들은 다른 걸프국 당국자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에 대한 공개적 비판은 하지 않고 있으며 공식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 강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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