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허남준이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의 종영을 기념해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대세 반열에 오른 허남준은 상반기 최고의 주가를 올린 박지훈과 변우석을 제치고 배우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 | 에이치솔리드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최고 시청률 14.1%를 돌파하며 종영한 SBS ‘멋진 신세계’는 악질 재벌 차세계의 삶에 조선 악녀(강단심)의 영혼이 깃든 무명 배우(신서리)에 빙의하며 벌어지는 균열을 그린 시공 초월 로맨스 코미디다.
남녀 주인공이 거리에서 꽃을 들고 난타전을 벌이는 기상천외한 ‘악 대 악’ 구도는 첫 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몇몇 참신한 장면에도 불구하고, ‘기저 리스크’는 있었다. 빙의, 재벌, ‘혐관’으로 줄여 불리는 혐오 관계 로코까지, 자칫 허무맹랑하거나 진부한 클리셰 말이다.
이런 가운데 고전과 현대란 시점을 속도감 있게 비틀어가며 가변성을 획득한 것은 허남준, 임지연 어디까지나 두 주연 배우의 몫이었다.
조선에서 현대로 타임슬립한 임지연(강단심, 신서리)이 아득한 ‘시간’을 가로지르는 눈빛으로 개연성을 이어 붙였다면, 허남준(차세계)는 두께감 있는 피지컬로 ‘공간’을 점유하고 압도하며, 단심과 서리의 시차를 단숨에 집어삼켰다.
배우 허남준이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의 종영을 기념해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대세 반열에 오른 허남준은 상반기 최고의 주가를 올린 박지훈과 변우석을 제치고 배우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 | 에이치솔리드
체세계가 세운 악명이란 보디가드와 슈트란 단단한 갑옷은 신서리란 변수를 만나 처참히 구겨진다. “세계는 하남자 중에 가장 상남자죠. 밖에선 센 척하지만 서리 앞에만 서면 지질해져요.” 허남준은 차세계를 ‘연인이든 가족 간이든 사랑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미성숙한 사람’으로 해석했다.
“세계가 서리 집에 따라 들어가는 장면이 세계의 전환점과도 같은 장면이라 확 지질해져야 잘 살 것 같았거든요. 많이 준비했는데 연기가 끝나자마자 감독과 임지연 선배가 ‘지질한 거 되게 잘 한다’는 칭찬(?)을 해주셨죠.”
허남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로맨틱 코미디(로코) 남자 주연을 맡았다. “신서리 잠 다 잤네”, “찌릿찌릿할 거야” 같은 로코 특유의 간지러운 대사도 소화해야 했다. 그는 그게 딱히 어렵지는 않았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세계가 왜 연애를 못 하고 있는지 더 뻔해지지 않나요? 오히려 그런 대사 덕분에 세계를 이해하는 사고 통로가 더욱 명확해졌던 것 같아요”(웃음)
임지연이 ‘조명을 다 몰아줬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이번 작품에서 차세계는 매력적인 인물이어야 했다. 때가 되면 돌아가야 한다는 타임슬립의 ‘불문율’을 누를 만큼 매혹적인 ‘금기’로 그려져야 했다.
좋아하는 여자의 영혼이 실은 조선에서 온 것이라는 둥 자잘한 소요에 쉬이 동요하지 않을 것 같은 묵직한 피지컬과 듬직한 수트핏은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을 넘어 극의 흡인력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그는 “벗는 장면을 위해 몸을 키우고 싶어 탄수화물을 좀 많이 먹기도 했다”며 날렵한 모습 또한 욕심이 나 후반부로 갈수록 감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배우 허남준이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의 종영을 기념해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대세 반열에 오른 허남준은 상반기 최고의 주가를 올린 박지훈과 변우석을 제치고 배우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 | 에이치솔리드
“처음엔 한참 웃었어요. 그 친구와 열애설이 날 거라고는 상상도 안 해봤고 접점도 많이 없어서 의외였지만, 동시에 ‘진짜 내가 열애설도 나보네? 나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남자 주인공 라인업의 양강 구도를 굳힌 ‘참교육’의 김무열과도 절친한 사이다. 그는 김무열을 자신의 롤 모델로 손꼽아 오기도 했다. 자기 연기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역할을 맡은 동료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 가정에도 충실한 로맨티스트의 면모에 크게 감화했다는 게 이유다.
“일과 삶 모두를 잘 지켜내는 ‘진짜 좋은 사람’의 인생을 김무열 선배를 통해 봐왔어요. 저 역시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번 작품으로 그야말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너무 들뜨지 않으려 누름돌을 지그시 누르는 중이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너무 좋고 감사하죠. 그래도 이 작품과 인기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으려고 해요. 이번 작품으로 커리어에 큰 도움을 받았고 정말 소중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의 작품에 더 집중하고 또 최선을 더할 거예요. 연기하는 배우란 본분을 잊으면 안 되니까요.”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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