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6월 24일 17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화학이 베트남 법인 지분을 활용해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며 유동성 위기를 넘겼지만 시장에서는 근본적인 재무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자산인 효성비나케미칼의 기업가치 회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이 향후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비나케미칼은 2022년 3580억원을 기록한 이후 3년 간 2300억 원~ 2900억 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손실은 8억7800만달러(약 1조2900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누적 적자가 자산가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베트남 현지 신용평가사인 '사이공레이팅스'는 효성비나케미칼의 재무위험도를 '매우 높음(Very High)'으로 평가했다. 대규모 설비투자로 고정비 부담이 과도한 반면 현재의 영업현금창출력으로는 이를 충분히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업황 부진을 넘어 사업 자체의 재무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업황 전망도 녹록지 않다. 효성비나케미칼은 폴리프로필렌(PP) 생산과 프로판 탈수소(PDH) 기반 수직계열화 사업에 역량이 집중돼 있다. 그러나 글로벌 PP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 영향으로 공급 과잉이 장기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소 2028년까지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4월 베트남 자회사 효성비나케미칼 지분 49%를 기초자산으로 한 PRS 계약을 통해 3153억원을 조달했다. 확보한 자금은 전액 차입금 상환에 투입됐다. PRS는 계약 만기 시 기업가치 변동에 따라 차익을 정산하는 구조다. 만기 시점 효성비나케미칼의 가치가 계약 체결 당시보다 하락하면 효성화학이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 반대로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시장이 후자보다 전자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PRS를 자산 매각이 아닌 '지분 담보 대출'에 가깝게 해석한다.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기초자산 가치가 회복되지 못하면 미래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국내 신용평가업계 역시 같은 시각을 보이고 있다. 사업부 매각과 종속회사 지분 활용으로 현금 유입이 이뤄지며 단기 유동성은 개선됐지만, 재무구조 자체가 건강해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특히 신평사들은 PRS를 단순 투자계약이 아닌 '채무성 자금조달'로 분류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만기 시 효성비나케미칼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경우 대규모 현금 정산 의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사업부 및 종속회사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 대응 부담은 완화됐지만 신종자본증권과 PRS의 채무적 성격까지 감안하면 실질 재무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현금 유입보다 중요한 것은 베트남 사업의 수익성 정상화 여부"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결국 효성화학이 시간을 산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 법인의 가치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 현재의 PRS는 재무구조 개선 카드가 아니라 미래 손실을 이연한 선택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평사와 현지 평가기관 모두 재무위험을 경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효성화학의 진짜 시험대는 자금 조달이 아닌 베트남 사업 정상화에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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