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인국 기자)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컴퓨터 속 알고리즘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는 로봇이 움직이고, 자율주행차가 판단하며, 공장이 스스로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시대다.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가 미래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성남시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6년 제2차 산업혁신기반구축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 100억원을 확보했다. 단순히 예산을 따낸 데 그치지 않고, 성남 하이테크밸리를 피지컬 AI 실증·인증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이 담겨 있다.
그동안 AI 기술을 개발한 기업들은 상용화 단계에서 적지 않은 벽에 부딪혔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검증과 인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진입은 쉽지 않다.
성남시가 추진하는 피지컬 AI 통합검증센터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소프트웨어 검증부터 하드웨어 검증, 실환경 검증까지 한곳에서 가능한 체계를 구축해 기업들의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혼합현실(MR)을 활용해 실제 산업 현장과 유사한 환경을 구현한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사업이 단순한 연구개발 지원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험·평가·인증은 물론 시제품 제작, 기술지도, 전문인력 양성, 국제표준화 활동까지 포함해 산업 생태계 전반을 지원한다.
기술 개발과 사업화 사이에 존재하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셈이다.
성남 하이테크밸리에는 3700여 개 제조기업이 입주해 있다. 전통 제조업과 첨단 AI 기술이 결합할 경우 지역 산업 경쟁력은 한 단계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시가 추진 중인 제조 AI 솔루션 개발지원센터와 연계되면 데이터 구축부터 실증, 인증,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체계도 갖춰진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첨단 장비 구축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검증센터가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기업 성장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야만 이번 사업의 의미가 완성된다.
피지컬 AI는 앞으로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성남시의 이번 도전이 단순한 지역 사업을 넘어 대한민국 피지컬 AI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되며, 성남이 'AI 특별도시'를 넘어 '피지컬 AI 수도'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 진다.
성남=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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